전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손준호가 중국에서 활동하던 시기 제기된 승부조작 혐의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소속팀 수원FC는 12일 오전 그를 팀 훈련에 정상적으로 참가시켰지만, 14일 전북전 출전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수원|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전 축구국가대표팀 미드필더 손준호(32·수원FC)가 승부조작에 대해 무혐의를 주장하고 있지만, 이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수원FC는 일단 12일 오전 팀 훈련에 그를 정상적으로 참가시켰지만, 논란을 의식한 듯 14일 전북현대전 출전 여부를 놓고는 고민하고 있다.
손준호는 산둥 타이샨(중국)에서 뛰던 지난해 5월 중국 공안에 연행돼 올해 3월까지 구금수사를 받았다. 귀국 후 10개월간의 구금수사를 놓고 온갖 의혹에 시달렸지만, 7월 수원FC에 입단하며 우려를 씻는 듯했다.
그러나 중국축구협회(CFA)가 10일 손준호에게 평생 중국에서 축구와 관련된 활동을 할 수 없는 영구 자격정지 처분을 내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CFA는 ‘손준호는 부당 이득을 도모하기 위해 부정거래와 승부조작, 불법 수익에 가담해 스포츠 윤리를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명시했다.
이에 손준호는 11일 수원시체육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CFA의 징계 범위는 중국 내에 그치지만, 승부조작과 같은 엄중한 사안은 국제축구연맹(FIFA)에 보고하게 돼 있다. CFA가 이 절차를 밟으면, 손준호는 자칫 전 세계 어디에서도 축구를 할 수 없는 처지가 된다. 그는 “강압 수사 속에 팀 동료 진징다오(중국)에게 20만 위안(약 3800만 원)을 받은 금품수수 혐의를 인정해 유죄판결을 받았다. 승부조작은 처음부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20만 위안을 받은 이유는 물론 금품수수 혐의의 배경을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손준호는 “(20만 위안을 받은 이유가) 기억나지 않는다. 증빙자료 역시 남아있지 않다”며 “중국에서 (20만 위안을 받은 것이 위법이 된 이유가 담긴) 판결문을 보지 못했고, 갖고 오지도 못했다”고 해명해 논란을 더 증폭시켰다.
CFA의 징계 처분이 내려지면서 수원FC의 고민은 커졌다. 일단은 징계가 중국 내로 한정되지만, 승부조작 의혹을 사고 있는 손준호가 계속 경기에 나서는 게 현시점에서 적절한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오전 팀 훈련에는 참여시켰지만, 경기 출전까지 강행할 경우에는 또 다른 논란을 낳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최순호 단장 이하 구단 수뇌부는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릴 전북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30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장고에 들어갔다. 손준호의 명확한 추가 해명과 자료 제시가 필요한 가운데 수원FC의 결정 또한 주목된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