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 부키리치(왼쪽)가 2일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2024 KOVO컵 여자부 조별리그 B조 2차전 도중 상대 블로커를 피해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정관장이 3-2로 이겼다. 사진제공|KOVO
V리그 여자부 정관장이 주포 메가(인도네시아)와 부키리치(세르비아)의 공존 가능성을 확인하며 새 시즌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정관장은 경남 통영에서 진행 중인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에서 3일 현재 2전승을 거두고 있다. 조별리그 B조에서 I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이상 3-2 승)을 잇달아 꺾으면서 4일 아란마레(일본)와 3차전 결과에 상관없이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결과와 과정 모두 인상적이다. 지난 시즌 한국도로공사에서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로 뛰었던 부키리치가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로 안착한 게 최대 소득이다. 지난 시즌 7시즌 만에 봄배구 진출에 성공한 정관장은 새 시즌을 앞두고 이소영(IBK기업은행), 김세인(도로공사) 등 아웃사이드 히터들의 이적으로 걱정이 컸지만, 부키리치가 좋은 활약을 펼친 데 힘입어 고민을 덜었다.
부키리치는 뛰어난 체격(키 198㎝·몸무게 98㎏)을 자랑한다. 그러나 지난 시즌 공·수 양면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36경기 141세트에 출전해 935점(3위)을 뽑았지만, 공격 성공률(41.85%·8위)은 외국인 주포로는 부족했다. 리시브를 면제받은 아포짓 스파이커라 수비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불안 요소도 있었다. 정관장의 기존 아포짓 스파이커 메가와 공존 여부에 관심이 쏠린 이유다.
다행히 KOVO컵에서 희망을 봤다. 부키리치는 2경기에서 63점, 공격 성공률 44.88%를 기록하며 뛰어난 공격력을 뽐냈다. 리시브 효율 역시 36.14%로 준수했다. 메가(32점·공격 성공률 39.02%), 표승주(27점·공격 성공률 38.02%·리시브 효율 37.50%)와 호흡도 좋아지고 있다.
부키리치의 활약에 고희진 감독의 표정은 밝아졌다. 애초 그는 메가와 부키리치의 공존에 대해 “KOVO컵에서 지켜보시면 알 것”이라고만 밝혔다. 최근에는 “리시브 능력이 아닌 왼쪽에서 공격력을 고려해 메가와 부키리치의 포지션을 결정했다. 다행히 부키리치의 리시브 능력이 괜찮은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