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 중책을 맡은 KT 외국인투수 웨스 벤자민(왼쪽)과 LG 최원태. 스포츠동아DB
KT 위즈 외국인투수 웨스 벤자민(31)과 LG 트윈스 최원태(27)가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펼쳐질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3차전에서 선발의 중책을 맡았다. LG가 6일 2차전에서 반격해 승부는 원점이다. 역대 준PO에서 3차전을 내준 팀이 PO에 오른 사례는 전무했다. 이에 염경엽 LG 감독과 이강철 KT 감독 모두 3차전 선발로 가장 좋은 선택지를 골랐다.
●계획 수정 불가피, 그래도 최원태!
염 감독은 1차전 패배 후 계획을 수정했다. 애초 좌완 손주영과 최원태가 선발 후보였는데, 이중 손주영을 불펜으로 돌렸다. 선발 변수에 대비해 불펜에 더 많은 투수를 두겠다는 생각이었다. 염 감독은 “1차전을 내줘 계획 수정이 불가피했다”며 “(최)원태와 고민하다 (투수 유형상) 손주영이 짧은 이닝에 집중하는 게 낫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손주영은 올 시즌 첫 풀타임을 치른 반면 최원태는 포스트시즌(PS) 경력까지 있으니 경험 측면에서 더 나은 선택지였다.
최원태는 올 시즌 KT와 3경기에 선발등판해 2승무패, 평균자책점(ERA) 3.50으로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 4월 7일 잠실에서 치른 시즌 첫 맞대결(5이닝 4실점)에서만 부진했을 뿐, 이후 2경기에선 모두 퀄리티 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했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을 포함해 지난해까지 KT전 통산 ERA가 4.50으로 몹시 나쁘진 않았으나, 올해는 더 좋은 성적을 냈다.
●벤자민은 LG 천적!
벤자민은 LG에는 ‘천적’ 수준이었다. 야수 지원이 저조해 승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 올 시즌 LG전 4경기에서 1승1패, ERA 1.93으로 무척 강했다. KBO리그에 데뷔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통산 성적이 6경기에서 4승1패, ERA 1.49에 이를 정도였으니 천적이라는 칭호가 붙는 게 당연했다. 문보경(9타수 4안타)과 오스틴 딘(11타수 4안타)은 지난해까지 고전하다 올 시즌 벤자민 공략에 눈을 뜬 듯하지만, 여전히 벤자민을 어려워하는 타자가 더 많다.
벤자민에게는 긴 이닝 소화가 관건이다. 이 감독은 승부처에 낼 수 있는 ‘특급 조커’ 고영표에게 3일의 휴식은 주고 싶어 한다. 우규민 등 다른 베테랑 투수가 숨통을 틔워줄 수는 있지만, 접전 상황에서 기용은 조심스럽다. 이에 벤자민이 오래 버텨주는 게 4차전 이후 계획에까지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감독은 “4차전에야 (고)영표가 던질 수 있는데, 그날이 승부처가 되면 영표를 투입하거나 운용을 폭넓게 할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