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여자팀의 수문장 이진경은 2024 K리그 여자 축구대회 퀸컵(K-WIN CUP)에서 팀의 대회 3연패를 넘어 ‘무실점 우승’을 노린다. 3달 전 경기 도중 왼쪽 소지 골절상을 입었지만 변명하기 보단 묵묵히 대회에 임하고 있다. 이진경은 “수원의 여자팀으로서 자존심을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제천|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올해도 몸 상태가 성치 않지만 변명하지 않겠다. 무실점 우승만 바라본다.”
수원 삼성 여자팀은 12일 충북 제천축구센터에서 열린 2024 K리그 여자 축구대회 퀸컵(K-WIN CUP) 대회 첫 날부터 순항했다. 정규리그 조별리그 E조에서 4승, 승점 12로 손쉽게 1위팀리그에 진출했다. 2010년부터 시작된 이 대회는 2022년부터 여자대학축구대회에서 성인여자축구대회로 개편됐는데, 개편 이후 모든 대회를 우승한 수원은 지금 기세라면 3연패를 달성할 공산이 크다.
제주 유나이티드~경남FC(이상 3-0 승)~충북청주(6-0 승)~성남FC(5-0 승)를 맞아 전혀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7골로 김예은(포항 스틸러스)과 함께 득점부문 공동 1위에 오른 김현선의 화력이 결정적이었지만, 무실점으로 팀을 이끈 골키퍼 이진경(31)의 활약도 그 못지않았다.
이진경은 2022년 대회 당시 팀의 무실점 우승을 견인한 수문장이다. 원래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던 그는 당시 대회를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해 오른발등 부상을 입었지만, 뛰어난 퍼포먼스로 팀 우승에 앞장섰다. 전문 골키퍼 못지않은 활약이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부상을 입었지만 건재를 알렸다. 이진경은 “2022년 대회 우승 이후 풋살에선 골키퍼로 정착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당시 대회가 커리어의 터닝포인트가 됐다”며 “부상 없이 대회에 나설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3달 전 경기 중 상대 공격수의 발에 왼쪽 소지가 부러졌다. 지금도 회복 중인데, 2년 전보다는 덜 아프다”고 웃었다.
목표는 ‘무실점 우승’이다. 지난해에도 우승을 달성했지만, 우승의 기쁨만큼이나 2실점의 아쉬움도 컸다고 말한다. 이진경은 “골키퍼는 내게 여전히 어려운 자리다. 골키퍼 전향 초반엔 잘 막기만 하면 됐지만, 이젠 수비 리딩도 해야 하고 내게 주어진 책임감도 커져 부담도 적지 않다”며 “대회 라운드 진행방식이 바뀌었지만 우승을 향한 욕심은 변함이 없다. 팀원들 모두 매 경기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수원이 지난 시즌 K리그2로 강등됐고, 올 시즌도 힘겨운 승격경쟁을 하고 있다. 팀원들과 늘 ‘우리가 수원의 여자팀으로서 팀의 자존심을 지키자’고 말한다”며 “이번 대회에서 우리가 3연패를 달성하면 수원에도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제천|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