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가이’ 대구 에드가, “오직 오늘만 또 올 시즌만 바라본다…증명하면 나도, 팀도 산다”

입력 2024-10-15 17: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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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삼바 킬러’ 에드가.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대구의 ‘삼바 킬러’ 에드가.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실력을 증명하기까지 10분이면 충분했다. 대구FC는 짧은 시간 내 1골-1도움을 올린 ‘삼바 킬러’ 에드가(37)의 만점 활약에 힘입어 K리그1 생존권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에드가는 6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K리그1 33라운드 홈경기에서 2-3으로 뒤진 후반 43분 투입돼 추가시간 8분을 더 뛰며 드라마틱한 역전승을 이끌었다. 후반 추가시간 2분 ‘영혼의 단짝’ 세징야가 띄운 크로스를 껑충 뛰어올라 헤더 동점골로 연결했고, 3분 뒤 오른쪽 측면을 파고들며 정확한 패스로 박세진의 역전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최근 4경기 무패(2승2무)를 달린 대구는 9위(9승11무13패·승점 38)로 도약하며 일단 강등권(10~12위)에서 벗어났다.

2018년부터 대구에서만 뛴 에드가는 올 시즌 폼이 크게 떨어진 상태다. 191㎝의 큰 키를 앞세운 제공권은 여전하나, 활동량과 에너지가 많이 줄었다. 본인은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에이징 커브’가 분명하다. 전북전을 포함해 리그 26경기를 소화했지만, 선발은 9회뿐이다.

그럼에도 에드가는 불평한 적이 없다. 현실을 부정하기보다 받아들였다. 묵묵하게 팀 훈련을 소화하며 기회를 기다렸고, 전북전에서 꽃을 피웠다. 그의 시즌 공격포인트도 5개(4골·1도움)로 늘었다. 총 출전시간이 1000분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것을 고려하면 인상적이다. 김두현 전북 감독은 “에드가의 후반 투입을 알고 있었다”면서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아쉬움을 샀다.

왜 자신이 K리그를 대표하는 최고 외국인 공격수인지, 어째서 롱런하는지를 실력으로 증명한 에드가의 존재는 박창현 대구 감독에게도 대단한 힘이다. “(에드가가) 무력시위로 내게 큰 고민을 안겨줬다”며 파이널 라운드(34~38라운드)에서 중용 의사를 드러냈다.

평소 “출전은 감독의 권한이다. 1분만 뛰어도 행복하다”고 밝혔던 에드가는 전북전을 마친 뒤에도 “훈련에서 능력을 보이는 것뿐이다. 길게 보지 않고 오늘과 올 시즌만 바라본다. 생존만 생각한다. 자연히 출전시간이 늘고 많은 골을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드가의 가세로 공격 옵션이 늘어난 대구는 18일 광주FC와 원정경기로 파이널 라운드를 시작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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