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체위의 체육분야 국정감사가 22일 진행되는 가운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왼쪽)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사진출처|대한축구협회, 스포츠동아DB
제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한창인 가운데 한국체육계를 대표하는 수장들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온갖 난맥상으로 인해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오른 대한축구협회(KFA) 정몽규 회장과 대한체육회 이기흥 회장이다.
문화체육관광부 공공기관 및 유관기관에 대해 7일부터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 중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2일 대한체육회(산하단체)에 대한 감사를 거쳐 24일 종합감사를 할 예정이다.
다만 정 회장과 이 회장은 주요 체육분야 감사가 잡힌 22일 국감에는 등장하지 않는다. 이 회장은 애초 부름을 받지 않았고, 4연임 도전 및 KFA 운영 문제로 문체위 소속 강유정·배현진 의원으로부터 증인 출석을 요구받은 정 회장은 현재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 참석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KFA에 따르면, 정 회장은 U-17 여자국가대표팀을 격려한 뒤 FIFA 관계자와 만나고 있다. 문체위 일각에선 사유서에 정 회장이 종합감사 종료 이후인 25일 귀국하는 것으로 표기해 22, 24일 감사에 모두 불출석할 것으로 보고 고발 조치나 별도 청문회 및 현안 질의 회부를 언급하고 있지만, KFA는 21일 “(정 회장은) 예정대로 24일 종합감사에 출석한다. 사유서상 일정은 최초 계획일 뿐”이라고 재차 밝혔다.
물론 회초리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 회장은 국감에 앞서 지난달 문체위 현안 질의 당시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 축구종합센터 건설 과정에서 불거진 KFA 사유화 정황, 4연임 시도 여부 등에 대해 강한 질타를 받았다. 홍 감독 선임 건은 어느 정도 파문이 가라앉았으나, 나머지 문제는 제대로 해소되지 않은 게 사실이다.
3선 도전 가능성이 높은 이 회장도 개인적 비위 의혹과 더불어 부적절한 2024파리올림픽 참관단 운영, 후원사 독점공급권 계약 및 과도한 수의계약, 방만한 예산 사용, 불공정한 스포츠공정위원회 운영 등 다양한 논란에 휘말린 상태다. 문체부가 최근 권고한 스포츠공정위 개선에 대해서도 이 회장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히면서 논란이 더 커졌다.
일단 문체위는 장재근 진천선수촌장을 입찰 관련 비리 관련으로 증인 채택했고,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장과 정창훈 대한수영연맹 회장 등도 호출했다. ‘체육회 및 스포츠공정위 운영’과 관련해 김병철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장도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KFA 회장과 대한체육회 회장이 재선 이상에 나서려면 체육회 스포츠공정위를 통과해야 한다.
당연히 정 회장과 이 회장을 향한 세간의 시선은 곱지 않다. 게다가 내부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KFA와 체육회 노동조합은 각각 성명을 내고 현 수장들의 연임 도전에 명확한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국회 문체위와 유인촌 문체부 장관 역시 이들의 연임을 허락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