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선빈이 23일 광주 삼성과 KS 2차전 1회말 1타점 2루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광주|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KIA 타이거즈 김선빈(35)이 4차전까지 마친 ‘2024 신한 SOL 뱅크 KBO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에서 누구보다 화끈하게 배트를 휘두르고 있다.
올해 KS에선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한 KIA와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에서 LG 트윈스를 따돌린 삼성 라이온즈가 맞붙었다. 두 팀은 페넌트레이스 내내 정교한 타격과 일발장타력을 과시하며 ‘타격의 팀’으로 군림했다.
각 팀을 대표하는 타자들의 활약 또한 뚜렷했다. KIA에선 40홈런-40도루에 가까운 활약을 펼친 김도영, 삼성에선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30홈런-100타점을 마크한 구자욱이 타선을 이끌었다. 두 타자는 나란히 정규시즌 타격 3, 4위에 올랐다.
그런데 정작 KS에선 김도영과 구자욱의 활약이 딱히 돋보이지 않는다. 김도영은 집중 견제에 좀처럼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고, 구자욱은 왼쪽 무릎 부상 때문에 아예 출전조차 어려운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베테랑 김선빈이 정교한 타격 능력을 앞세워 시리즈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등장했다.
KIA 김선빈이 26일 대구 삼성과 KS 4차전 1회초 2루타를 날린 뒤 기뻐하고 있다. 대구|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김선빈은 KS 1~4차전에 모두 선발출전했다. 4경기에서 무려 타율 0.615(13타수 8안타)를 기록하며 승리에 앞장섰다. 그의 활약이 가장 돋보인 경기는 26일 대구에서 벌어진 4차전이다. 1회초부터 삼성 선발 원태인을 상대로 10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좌월 2루타를 뽑아냈다. 7회초에도 좌익수 왼쪽으로 향하는 2루타를 날렸다. 장타만 2개를 생산했다.
김선빈은 2017년 처음 출전한 KS 5경기에서 타율 0.357의 맹타로 팀 타선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났으나, 더욱 정교한 타격 능력을 뽐내며 KS 통산 타율을 무려 0.481(9경기·27타수 13안타)까지 끌어 올렸다. 키 165㎝의 선수가 ‘작은 거인’이라는 별명 그대로 KS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다.
김선빈은 26일 4차전 9-2 승리 직후 시리즈 MVP 욕심을 묻는 말에 “나는 MVP보다 팀이 우승하는 게 첫 번째”라며 생애 2번째 KS 우승을 향한 집념을 드러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