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 김소니아, 박혜진, 안혜지(왼쪽부터). 사진제공|WKBL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의 판도는 춘추전국시대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리그를 쥐락펴락했던 팀의 주축 선수들이 유니폼을 갈아입는 등 엄청난 변화의 바람이 불었기 때문이다.
부산 BNK 썸도 그 변화의 중심에 선 팀이다.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정상급 포워드 김소니아(177㎝)와 가드 박혜진(179㎝)을 품었고, 트레이드를 통해 장신 포워드 변소정(180㎝)까지 데려오며 대대적으로 전력을 보강했다. 팀의 에너지 레벨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변화라 큰 관심이 쏠렸다. 우승 후보를 묻는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의 설문조사에서 미디어 투표 1위(20표·43.5%), 팬(153표·29.7%) 및 선수단(22표·22.3%) 투표 2위에 오른 것도 그 연장선에 있다.
BNK는 개막 첫 2경기를 통해 그 역량을 충분히 보여줬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포인트가드 안혜지(27·164㎝)의 득점력 향상과 평균 실점을 크게 낮춘 수비력이다.
지난 시즌까지 안혜지는 공격 기회를 열어주는 유형의 가드로 통했다. 동료들의 득점 기회를 빠르게 포착하고 패스하는 기술이 워낙 탁월했다. 반면 3점슛 성공률은 통산 26.7%에 불과하다 보니 상대 수비가 그의 슛을 막는 대신 리바운드에 집중하는 경향이 짙었다. 통산 기록도 평균 7.2점·5.5어시스트였다.
그러나 올 시즌 2경기에서 안혜지는 평균 34분39초를 뛰며 21.2점·5.5리바운드·4.5어시스트의 성적을 거뒀다. 3점슛 성공률은 36.8%에 이른다. 훈련을 통해 외곽슛 능력을 키운 데다 돌파력도 뛰어나 상대 수비가 조금만 틈을 보이면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한다. 공격 시도가 막히면 김소니아, 박혜진, 이소희 등 그를 도와줄 동료들이 언제든 기다리고 있다. 공격 옵션이 그만큼 다양해졌다.
수비의 변화도 눈에 띈다. 지난 시즌 71점에 달했던 BNK의 평균 실점이 올 시즌 2경기에선 59점에 불과하다. 강팀으로 꼽히는 용인 삼성생명(64실점), 아산 우리은행(54실점)을 상대로 일군 결과다. 박혜진과 김소니아가 엄청난 활동량으로 상대를 압박하고, 팀 수비에 대한 기존 선수들의 이해도 또한 좋아졌다는 평가다. 박정은 BNK 감독은 “비시즌에 수비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 수비를 잘했을 때 성취감을 느끼는 선수들의 모습도 보기 좋다”고 평가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