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심성영. 사진제공|WKBL
아산 우리은행 가드 심성영(32·165㎝)은 올해부터 익숙했던 환경을 떠나 새 둥지에서 제2의 농구인생을 시작했다. 프로에 데뷔한 2010~2011시즌부터 무려 14시즌 동안 함께했던 청주 KB스타즈를 떠나 우리은행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박지현(뉴질랜드 토코마나와), 최이샘(인천 신한은행), 박혜진(부산 BNK 썸), 나윤정(KB스타즈) 등 주축 선수들이 모두 떠나 전력이 크게 약해진 우리은행은 가드 보강이 절실했고, 경험이 풍부한 심성영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심성영은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6경기에서 평균 24분38초를 뛰며 6.3점·2.3리바운드·1어시스트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지난 시즌(9분8초)과 비교해 출전시간이 크게 늘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지난여름 박신자컵부터 심성영을 주전 슈팅가드로 기용했는데, 지금까지는 충분히 제 몫을 해내고 있다는 평가다. 팀 공격의 핵이자 주장인 포워드 김단비(180㎝)를 지원사격하는 측면에선 더 바랄 게 없다.
김단비는 우리은행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대체 불가 선수다. 올 시즌 6경기에서 평균 25.5점·10.8리바운드·4.7어시스트·3스틸·1.5블록의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평균 출전시간도 37분40초에 달한다.
해결사 본능이 워낙 출중한 까닭에 우리은행 젊은 선수들은 승부처에서 김단비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위 감독의 고민이기도 하다. 젊은 선수들을 불러 모은 뒤 “(김)단비를 찾지 말라. 직접 해봐야 성장한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우리은행 김단비(왼쪽)와 심성영. 사진제공|WKBL
심성영도 팀에선 고참에 속한다. 김단비와 함께 젊은 선수들을 이끌어야 하는 위치다. 그렇다 보니 김단비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더 덜어주고 싶다. 그는 “매일 단비 언니에게 미안하다. 언니는 ‘미안하다는 생각도, 부담도 갖지 마라. 날 도와주려면 적극적으로만 뛰라’고 한다. 그래서 언니에게 더 고맙다”고 밝혔다. 이어 “나 역시 언니에게 미안하다. 그만큼 짐을 덜어주고 싶다. 우리 모두 더 적극적으로 뛰어야 좋은 경기력이 나오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KB스타즈 시절 심성영은 오랫동안 우리은행의 높은 벽을 절감한 바 있다. 그렇다 보니 우리은행 특유의 농구를 몸소 체험하며 느끼는 바가 적지 않다. 그는 “우리은행이 왜 강한지를 느낀다. 나는 아직도 적응 중”이라며 “감독님이 알려주시는 게 굉장히 디테일하다. 나도 농구를 꽤 오랫동안 했지만, 새로 배우는 게 정말 많다. 훈련 집중도가 높아서 그 과정에서도 느끼는 게 많다”고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