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국생명 김연경이 최근 올 시즌 후 은퇴를 선언하면서 배구계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V리그와 여자부 7개 구단의 수익, 마케팅에 적지 않게 기여한 그가 떠나면 인기 하락과 스폰서 유치의 어려움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스포츠동아DB
‘배구여제’ 김연경(37·흥국생명)은 V리그의 인기 상승에 이바지한 주역이다. 그러나 그가 올 시즌 후 은퇴를 선언함에 따라 한국배구연맹(KOVO)과 흥국생명 모두 ‘포스트 김연경’에 대비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김연경은 13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벌어진 GS칼텍스와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5라운드 홈경기(3-1 승)를 마친 뒤 “구단, KOVO, 매니지먼트사 등과 고루 대화를 나눴다. 올 시즌 종료 후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김연경의 은퇴 예고에 벌써 V리그의 인기 하락을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KOVO는 2014~2015시즌부터 V리그 관중 통계를 공개했는데, 이 기간 김연경의 존재 여부가 관중 유치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여자부의 평균 관중이 눈에 띈다. 2014~2015시즌부터 이달 15일까지 여자부의 평균관중은 1898명이었다. 이 기간 김연경이 활약한 시즌(2020~2021·2022~2023·2023~2024·2024~2025)의 평균 관중은 2043명에 이르렀지만, 그 외 기간은 1798명에 불과했다. KOVO가 걱정할 수밖에 없는 근거다.
KOVO 관계자는 16일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등 변수가 많았지만, 김연경의 존재가 V리그 인기를 지탱했었다”며 “그가 코트를 떠나면 인기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다. 관중 수익은 물론 스폰서 유치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흥국생명 역시 ‘김연경 없이 살아가는’ 법을 다시 깨우쳐야 한다. 흥국생명은 2022~2023시즌 김연경의 국내 재복귀 후 이달 15일까지 평균 관중 1위(4388명)에 올랐다. 김연경을 응원하고자 홈경기마다 체육관을 가득 메운 팬들의 티켓 파워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김연경의 국내 복귀 후 우리 구단을 향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는 것을 체감했다. 구단 직원들의 이름과 직함까지 알고 있는 팬들도 적지 않다”며 “원정경기에도 많은 팬들이 동행해 다른 구단에서도 김연경 효과를 크게 누렸다. 다음 시즌 성적보다도 걱정되는 게 인기 하락이다”고 밝혔다.
결국 ‘포스트 김연경’ 시대 대비는 배구계 전체의 과제다. 김연경 시대가 끝을 바라보고 있는 만큼, 새로운 스타의 발굴과 획기적 마케팅 등을 비롯해 V리그의 새로운 흥행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