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K저축은행은 지난 시즌 오기노 감독 부임과 함께 KOVO컵 우승,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을 차지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최하위로 추락해 우려를 사고 있다. 사진제공|KOVO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은 지난 두 시즌 동안 희비가 교차했다. 오기노 마사지 감독(일본)이 지휘봉을 잡자마자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에서 창단 첫 우승을 달성한 데 이어 2023~2024시즌 정규리그 3위로 3시즌 만에 ‘봄배구’ 무대에 올라서는 챔피언 결정전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범실을 최소화하며 블로킹과 디그 시스템에 집중한 오기노 감독의 ‘수비배구’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지난 시즌의 감동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올 시즌 6승23패, 승점 23으로 최하위(7위)에 머물고 있다. 최근 3연패에 빠지면서 6위 한국전력(10승19패·승점 28)과 격차는 더 벌어졌다. 이대로라면 7시즌 만의 최하위 추락을 피할 수 없다.
확실한 주포가 사라지자, 추락을 거듭했다. 지난 시즌 후 OK저축은행은 V리그 역대 최고 외인으로 꼽히는 레오(쿠바)와 동행을 마감했다. ‘팀 스타일과 맞지 않는 선수’라는 오기노 감독의 의견이 재계약 포기의 이유였다.
그러나 레오의 대체자 루코니(이탈리아)와 크리스(폴란드) 모두 제 몫을 하지 못하며 팀은 걷잡을 수 없이 추락했다. 올 시즌 현대캐피탈로 이적한 레오가 변함없이 펄펄 날며 선두 질주를 이끈 것과 달리 루코니와 크리스는 합쳐서 233득점, 공격 성공률 41.45%에 그쳤다.
오기노 감독 역시 ‘외국인 농사’의 실패를 인정했다. 시즌 전 “레오 이탈 리스크는 없다”고 자신하던 모습은 오간 데 없다. 그저 다음 시즌 준비를 위해 영건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올 시즌 리시브 효율 34.07%(4위), 세트당 디그 11.382개(1위), 범실 500개(최소 1위)를 기록하며 수비배구의 토대만큼은 여전함을 과시하고 있다. 다음 시즌 외국인 농사만 잘 지으면 재도약할 수도 있다.
다만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간혹 이해하기 힘든 결정으로 구단과 보이지 않게 갈등을 빚고, 팀 성적보다는 자신의 배구를 시험하는 데 더 집중한다는 비판이다. 벌써 다음 시즌 준비에 나선 OK저축은행의 씁쓸한 현주소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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