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대한 높은 곳으로 향하려는 정관장의 마지막 고민은 외국인 주포 부키리치(오른쪽)의 복귀 여부다. 정규리그 5라운드에서 왼쪽 발목을 다쳐 재활에 전념해온 그가 있어야 아시아쿼터 공격수 메가와 제대로 ‘쌍포’를 가동할 수 있다. 사진제공|KOVO
‘봄배구’ 이상을 넘보고 있는 V리그 여자부 정관장의 마지막 고민은 ‘승리의 치트키’ 부키리치의 출전 여부다. 부키리치가 뛰어야만 전력을 최대치로 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3위 정관장은 25일 수원체육관에서 2위 현대건설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PO·3전2선승제) 1차전 원정경기를 펼친다. 여자부 역대 18차례 PO를 살펴보면, 정규리그 2위가 12차례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으나 정관장은 ‘확률 게임’을 극복하고자 한다. 첫판을 잡는다면 27일 안방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치를 PO 2차전 준비가 한층 수월해진다.
운명의 승부를 앞둔 정관장의 핵심 화두는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했던 외국인 주포의 회복이다. 지난달 22일 GS칼텍스와 정규리그 5라운드 홈경기에서 왼쪽 발목 인대가 파열된 부키리치는 최소 4주의 진단을 받은 뒤 치료와 재활에 매달려왔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이 21일 V리그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부키리치의 출전 여부는 경기 당일이 돼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팀 트레이너들이 열심히 돕고 있고, 선수의 복귀 의지도 크다”고 말했으나, 현실적으로 PO 1차전 출전은 어려울 전망이다.
부키리치는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최근 선수단 훈련에 참여했다. 하지만 볼 운동은 소화하지 못했다. 가벼운 러닝과 스트레칭 위주의 훈련만 진행했다. 극적 반전이 없는 한 지금으로선 PO 2차전 이후를 내다봐야 하고, 행여 부키리치가 코트를 밟더라도 완벽한 조직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정관장은 부키리치가 꼭 필요하다. 부키리치가 아시아쿼터 공격수 메가와 함께 날아올라야 한층 더 강한 화력을 뿜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부상 여파로 30경기만 뛰었을 뿐인데, 정규리그 득점 5위(638점), 공격종합 4위에 올랐을 정도로 부키리치의 활약은 눈부셨다. 한때 선두 도약까지 노렸던 정관장의 에너지 레벨이 그가 이탈한 뒤 빠르게 떨어지면서 정규리그 3위에 그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정관장은 일단 플랜B를 마련해뒀다. 무리한 순위싸움 대신 부키리치가 없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정규리그 6라운드를 소화했다. 이 과정에서 전다빈이 유력한 카드로 떠올랐고, 박혜민과 이선우 등을 고루 투입하면서 다양한 실험을 했다. 마침 현대건설도 외국인 공격수 모마의 페이스가 다소 주춤한 데다, 날개 공격 파트너 위파위는 부상으로 빠진 상태라 정관장으로선 충분히 겨뤄볼 만하다.
다행히 긍정적 소식도 있다. 미들블로커(센터) 박은진의 회복이다. 지난달 26일 GS칼텍스와 정규리그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역시 왼쪽 발목을 접질려 들것에 실려 나간 그는 러닝에 간단한 볼 훈련까지 곁들이며 실전 모드에 돌입했다. 현대건설은 물론 챔피언 결정전으로 직행한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도 박은진의 정상 출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