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U-17 축구대표팀 선수들(붉은색 유니폼)이 7일(한국시간) 사우디 타이프에서 끝난 U-17 아시안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역전패한 뒤 침통해하고 있다. 사진출처|시나스포츠
‘공은 둥글다.’ 축구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표현이다. 강팀이 약체에 덜미를 잡히는 이변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종종 벌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이 늘 둥글지만은 않다. 항상 예측한대로 결과가 나오는 대상이 있다. 중국이다.
중국축구가 다시 한 번 좌절을 맛봤다. 중국은 7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타이프의 오카드 스포츠클럽에서 열린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17세 이하(U-17)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1-2 역전패했다.
앞선 1차전에서 개최국 사우디아라비아에게 1-2로 패한 중국 U-17 대표팀은 우즈베키스탄과의 대회 조별리그 2차전에서 전반 33분 선제골로 리드했으나 전반 종료직전 동점골을 얻어맞고, 후반전 종료 4분여를 남기고 역전골을 허용해 2연패했다.
예상대로다. 중국은 10일 태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을 앞뒀지만 토너먼트 진출은 일찌감치 좌절됐다. 나란히 2연승을 거둔 사우디아라비아와 우즈베키스탄이 조별리그를 빠르게 통화하며 환호했다.
이번 대회를 향한 중국의 관심은 대단했다. 11월 카타르에서 개최될 2025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본선 출전권이 걸려있어서다. 그런데 대회 난이도는 높지 않았다. FIFA가 U-17 월드컵 출전국을 기존 24개에서 48개국으로 늘린 가운데 아시아에 할당된 티켓은 종전 4장에서 8장으로 확대됐다.
조별리그만 통과하면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중국은 다시 한 번 국제대회에 초대받지 못했다. 솔직히 외부에선 전혀 충격적이지 않지만 중국 내에선 자조와 비판, 비난이 멈추지 않는다. 자국 U-17 대표팀에 대한 기대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 10월 자국에서 개최된 U-17 아시안컵 예선에서 한국과 2-2로 비긴 바 있다. ‘황금세대’라는 낯뜨거운 닉네임이 따를 만큼 과한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아시아의 벽은 너무 높았다. 중국 ‘시나스포츠’는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졌다. 우즈베키스탄은 2골을 크로스로 만들었다. 이 때 중국 선수들은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분노한 현지 언론들과 팬들은 코칭스태프로 화살을 돌리고 있다. 기술적으로나 전술적으로나 부족했다고 현실을 자각하면서도 일본 국적의 우에무라 겐이치 감독을 향한 비난은 거듭 반복되고 있다. ‘시나스포츠’는 “중국축구협회가 불가피하게 U-17 대표팀에 대한 전면적인 요약을 할 계획이다. 특히 코칭스태프 성과에 대한 평가가 이뤄지며 향후 어떤 지도자를 선발할지 고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에무라 감독의 경질이 확실시되는 대목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