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국생명 김연경(가운데)이 8일 V리그 여자부 챔프 5차전에서 승리해 우승을 차지한 뒤 헹가래를 받고 있다. 그는 역대 2번째로 챔프전 만장일치 MVP를 수상했다.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누구보다 멋지게, 행복한 모습으로 은퇴한다.”
‘배구여제’ 김연경(37·흥국생명)이 현역 마지막 경기에서 V리그 챔피언 결정전(5판3선승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올 시즌 종료 후 은퇴를 예고한 그는 8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정관장과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프 최종 5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2(26-24 26-24 24-26 23-25 15-13)로 승리한 뒤 마이크를 잡고 “지금 이 순간이 실감나지 않는다. 우리가 진짜 이겼는지, 꿈이 아닌 현실이 맞는지도 모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다들 아시다시피 우승까지 오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이렇게 멋진 경기가 은퇴 무대가 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원히 회자될만한 은퇴경기를 펼쳤다. 2022~2023시즌 국내에 복귀한 김연경은 내리 2시즌을 연속 챔프전 정상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2022~2023시즌엔 한국도로공사를 맞아 1·2차전을 먼저 잡고도 내리 3경기를 내주며 분루를 삼켰고, 2023~2024시즌엔 현대건설을 상대로 매 경기 풀세트 접전을 펼쳤지만 3전패로 고배를 들었다. 올 시즌 반드시 정상에서 은퇴하겠다는 의지가 컸다.
김연경은 “2022~2023시즌부터 오늘 경기까지 단 한번도 쉬운 경기가 없었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만큼 힘들었다보니 동료들과 챔프전 기간 동안 ‘버티자’고 되뇌였다”며 “시리즈 전적과 점수에서 보여지듯 우리와 정관장 중 누가 우승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팽팽했다. 은퇴 무대에서 명승부를 펼쳐 준 동료들과 정관장 선수들에 감사하다”고 우승 과정을 돌아봤다.
김연경은 챔프전 5경기 동안 133점과 공격 성공률 46.31%를 마크해 팀의 우승에 앞장서며 적지 않은 나이에도 건재를 과시했다. 이대로 은퇴하기 아쉽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떠나야 할 때”라고 잘라 말했다. 김연경은 “은퇴 번복은 절대 없다. 챔프전이 유독 힘들었다보니 그만둬야겠다는 생각을 평소보다 더 많이 했다”며 “최종 5차전까지 승부가 이어져 ‘내일은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더 편해졌다. 홈팬들 앞에서 우승 트로피도 안겨드리고, 은퇴 인사도 드릴 수 있어 기쁠 따름”이라고 밝혔다.
김연경은 “앞으로도 한국배구를 향한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 팬들이 함께해 준 덕분에 그 누구보다도 행복한 마음으로 은퇴한다”며 “웃으면서 나를 보내주시길 바란다. 팬들이 있어 정말 행복했다”며 미소지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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