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송찬의가 2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원정경기 2회초 데뷔 첫 만루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사진제공|LG 트윈스

LG 송찬의가 2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원정경기 2회초 데뷔 첫 만루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사진제공|LG 트윈스



LG 트윈스가 롯데 자이언츠와 1·2위간 맞대결에서 혈투 끝에 승리를 챙겼다.

2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LG와 롯데의 맞대결은 평일임에도 북새통을 이뤘다. 경기 개시 1시간 30분 뒤인 오후 8시에 매진이 기록됐다. 사직구장의 2만2669석이 꽉 들어찼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지난달 24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부터 이어진 연속 홈경기 매진 기록은 오늘 11경기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가 유독 눈길을 끈 이유가 있다. 이른바 ‘엘롯라시코’로 불리는 두 팀의 맞대결에선 범상치 않은 승부가 자주 벌어졌기 때문이다. ‘엘롯라시코’는 스페인의 세계적인 축구 클럽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의 맞대결을 일컫는 ‘엘 클라시코(El Clásico)’와 LG, 롯데의 팀명을 합쳐 생겨난 말이다. 더군다나 이날 경기 전까지 공동 2위를 달린 롯데와 1위 LG의 상위권에서 맞대결이었기 때문에 더욱 관심이 모아졌다.

그동안 ‘엘롯라시코’에선 난타전이 숱하게 벌어지거나 5시간이 훌쩍 넘는 경기도 적잖이 치러졌다. 이날도 ‘엘롯라시코’답게 혈투가 펼쳐졌다. 경기 초반 롯데 선발 윤성빈(1이닝 7볼넷 9실점)이 흔들린 틈을 파고든 LG는 1회초 3점을 낸 뒤, 2회초에만 대거 7득점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LG가 6-0으로 앞선 2회초 무사만루선 송찬의가 바뀐 투수 박진을 상대로 만루포(시즌 3호)를 쏘아 올리며 사실상 난타전의 시작을 알렸다.

롯데가 2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 홈경기에서 매진을 기록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가 2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LG와 홈경기에서 매진을 기록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LG 타자들의 방망이는 식을 줄 몰랐다. 하지만 롯데 타자들의 타격감도 서서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LG가 4회초에도 이주헌의 2타점 적시타를 포함해 4득점하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듯했다. 그러는 사이 롯데도 3회말 손호영의 2점홈런(시즌 2호)과 4회말 윤동희의 1타점 적시타로 추격의 발판을 만들고 있었다. 6회말에는 장두성~고승민~빅터 레이예스의 3연속 적시타를 포함해 대거 6득점의 빅이닝을 만들며 LG를 위협했다.

혈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LG는 8회초에도 오스틴 딘의 밀어내기 볼넷을 시작으로 3득점하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9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나선 김현수의 중전안타로 양 팀의 선발전원안타 기록도 완성됐다. LG는 혈투의 흔적이 곳곳에서 묻어난 이날 경기에서 17-9로 힘겹게 승리를 따냈다. 혈투의 주인공은 데뷔 첫 만루포를 날린 송찬의(3타수 1안타 1홈런 6타점 1볼넷) 차지였다. 18일 잠실 KT 위즈전부터 2연승을 달린 LG는 시즌 31승16패를 마크하며 1위를 더욱 굳건히 했다.


사직|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