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코디 폰세는 올해 잠실구장에서만 평균자책점(ERA) 5.54를 기록했다. 그의 시즌 ERA가 1.94임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넓은 크기로 투수에게 안정감을 주는 잠실에서 ERA가 높은 건 폰세에게 숙제로 남아 있다. 스포츠동아DB

한화 코디 폰세는 올해 잠실구장에서만 평균자책점(ERA) 5.54를 기록했다. 그의 시즌 ERA가 1.94임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넓은 크기로 투수에게 안정감을 주는 잠실에서 ERA가 높은 건 폰세에게 숙제로 남아 있다. 스포츠동아DB


공교롭게도 가장 넓은 구장에서 평균자책점(EAR)이 가장 높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투수 코디 폰세(31)의 승리 수집 행진이 잠시 멈춰섰다. 지난 22일 울산 NC 다이노스전(5이닝 2실점)에 이어 28일 잠실 LG 트윈스전(7이닝 4실점)에서도 선발승이 무산되며 시즌 승수는 여전히 ‘8’에 머물러 있다.

잠시 제동이 걸렸지만, 폰세의 올해 기세는 여전히 빠르고 가파르다. 폰세는 29일까지 올해 12경기(79이닝)에서 8승무패 ERA 1.94, 105탈삼진 등의 성적을 거뒀다. 다승, ERA, 탈삼진 부문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한화의 상위권 싸움을 이끌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완벽할 것 같아 보이는 폰세의 세부지표가 유독 잠실구장에선 좋지 않다. 폰세는 올해 홈구장을 포함해 7곳의 야구장에서 공을 던졌는데, 2경기를 던진 잠실에선 1승무패 ERA 5.54를 기록했다. 

잠실구장은 KBO리그 야구장 중에서도 가장 넓은 크기를 자랑한다. 중견수 뒤 담장은 125m, 좌우 끝은 100m로 투수들이 안정감을 느끼는 투수 친화형 구장이다.

폰세는 지난 28일 경기 전엔 지난달 9일에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잠실에서 공을 던졌다. 당시 승리는 거뒀지만, 6이닝 4실점을 기록해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마크하지 못했다. 이날 폰세는 두산 타선에 8안타를 맞았는데, 이는 올해 폰세의 한 경기 최다 피안타 기록이기도 하다.

폰세는 28일 잠실 경기에서도 LG 김현수와 이영빈에게 홈런을 맞는 등 장타를 허용했다. 7회말 수비 과정에서 내야진의 실책성 플레이로 실점이 늘어나기도 했지만, 무사에 주자 두 명을 내보냈던 폰세의 책임도 전혀 없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시즌은 이제 초중반으로 넘어갔기 때문에 한화는 아직도 두산과 LG와 원정 경기가 남아 있다. 폰세로서는 잠실에서의 추가 등판이 충분히 더 잡힐 수 있는 상황이다. 

폰세가 본인의 강력한 퍼포먼스를 조금 더 완벽하게 가다듬기 위해서는 잠실에서 남긴 찝찝한 숙제를 향후 반드시 해결할 필요가 있다.  



잠실|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