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축구대표팀은 아시아 국가들에겐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는 월드컵 우승을 향해 꾸준히 도전하고 있다. 사진출처|JFA 인스타그램
자신감이 넘쳐 흐른다.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미지의 영역과 다름없는 월드컵 우승이라는 목표를 스스럼없이 밝히고 있다. 일본 축구의 요즘이다.
일본축구협회(JFA) 미야모토 츠네야스 회장은 2026북중미월드컵을 1년 앞두고 가진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 대표팀은 월드컵 우승을 향해 도전하고 있다. 협회도 철저히 지원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물론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대표팀 감독도 미야모토 회장과 뜻을 함께 한다. JFA가 최근 공개한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월드컵 정상에 오르려면 강한 상대들과 맞서싸워 이겨야 한다. 꾸준히 강호들과의 경기를 경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럴 만도 하다. 일본은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세계에서 가장 빨리 본선행을 확정했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치른 8경기에서 6승2무를 거두며 대회 공동개최국 미국, 멕시코, 캐나다를 제외하고 세계 4번째로 월드컵 진출에 성공했다.
그 덕에 모리야스 감독은 호주, 인도네시아를 상대한 6월 2경기를 그간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들를 테스트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었다. 비록 호주 원정에선 아쉽게 패했으나 최정예로 구축한 상대와 대등하게 싸웠고, 인도네시아와 홈경기는 사실상 2진에 가까운 구성으로도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실제로 일본축구의 위상은 상당히 높아졌다. 과거엔 대한축구협회와 손잡고 나서도 괜찮은 평가전 상대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으나 지금은 먼저 요청하는 국가들이 늘어났다. 미야모토 회장은 “지금은 세계 톱 레벨의 국가들도 친선전을 하자고 한다. 확실히 과거와 다른 환경이 열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런데 일본이 ‘월드컵 우승’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3년 전 카타르 대회를 기점으로 꾸준히 ‘우승’이란 단어가 나왔다. 역대 최고 성적은 16강이지만 축구 수준이 엄청나게 올라갔다. 특히 카타르 대회에선 독일, 스페인을 조별리그에서 꺾어 토너먼트 라운드에 진출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자신감의 원천은 세계적인 클래스로 도약한 해외파다. 골키퍼부터 스트라이커까지 대표팀 엔트리 26명을 전부 유럽파로만 채울 수 있을 만큼 출중한 실력의 선수들이 많다. 올해 초 유럽 전역을 돌며 자국 선수들을 점검한 모리야스 감독이 “유럽에서 거주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배경이다.
물론 이 발언은 일본에서 큰 비판을 받았다. 자국 축구의 근간인 J리그를 무시했다는 이유에서다. 분명히 오해를 살 만 했고 경솔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냉정히 보면 J리거와 유럽 빅리거의 수준차는 분명하다. 굳이 숨길 필요가 없는 사실이다.
게다가 일본 선수들은 ‘도전 의식’이 굉장히 강하다. 아무리 돈을 적게 받더라도 유럽을 먼저 염두에 둔다. 중국이 가장 많은 연봉을 보장했던 시절에도 그랬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세계 대세가 된 지금도 그렇다. 중소형 리그를 노크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자신을 불러주는 곳이 없으면 테스트까지 감수한다. 큰물에서 경쟁하는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축구대표팀 감독은 3년 전 카타르월드컵 16강을 넘어 1년 앞으로 다가온 북중미월드컵에서 우승을 목표하고 있다. 사진출처|JFA 인스타그램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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