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주봉 배드민턴국가대표팀 감독(오른쪽)은 올해 4월 부임과 동시에 복식 조 개편에 착수했다. 현재 가장 큰 과제는 혼합복식 조의 육성이다. 채유정과 정나은 등 여자선수들의 기량이 검증된만큼, 남자선수들의 성장을 이끌어내겠다는 각오다. 뉴시스
“톱랭커가 없어 걱정이다. 부지런히 새 판을 짜야한다.”
박주봉 배드민턴국가대표팀감독(61)은 ‘복식 전문가’다. 그는 현역시절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에서 모두 세계랭킹 1위를 마크한 레전드다. 지도자로서도 2004아테네올림픽 남자복식 금메달리스트 김동문-하태권과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복식 금메달리스트 마쓰모토 미사키-다카하시 아야카(일본)를 키워냈다.
박 감독은 올해 4월 부임 후 대표팀 복식 조 개편에 착수했다. 대표팀이 지난해 8월 2024파리올림픽에서 부침을 딛고 일어서려면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당시 대표팀은 주력 종목인 남녀복식과 혼합복식에서 도합 은메달 1개에 그쳤다. 톱랭커들이 가득했지만 메달을 목에 건 조는 당시 세계랭킹 8위였던 김원호(26·삼성생명)-정나은(25·화순군청·47위)이 유일했다.
복식 조 개편 과정에서 혼합복식 조의 성장이 과제로 떠올랐다. 서승재와 김원호가 남자복식에 전념하기로 하면서 톱랭커였던 서승재(28·삼성생명)-채유정(30·인천국제공항·70위), 김원호-정나은이 해체됐기 때문이다. 남자복식 서승재-김원호(4위), 여자복식 백하나(25)-이소희(31·이상 인천국제공항·4위), 김혜정(28·삼성생명)-공희용(29·전북은행·7위)과 달리 혼합복식에선 톱랭커가 전무하다.
‘복식 전문가’ 박 감독에게도 대표팀 혼합복식 조 육성은 쉽지 않은 도전이다. 최근 이종민(19·삼성생명)-채유정(74위) 조합을 시험하고 있지만 성에 차지 않는다. 정나은의 파트너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주요 국제대회에서 메달 맛을 본 채유정과 정나은이 건재한 점은 다행이지만, 혼합복식에선 여자선수가 남자선수의 공을 잘 받아내야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
박 감독은 남자선수들의 성장이 향후 대표팀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채)유정이와 (정)나은이는 세계적 선수라 걱정이 적다. 다만 이종민, 기동주(25·인천국제공항), 왕찬(25·국군체육부대) 등 남자선수들이 전임자인 (서)승재와 (김)원호 수준은 아니라 더 노력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혼합복식에서 남자선수에게 중요한 것은 힘 이전에 시야다. 빈 공간을 잘 보고 공략할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다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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