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선발투수들의 난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개인 6연패에 빠진 박세웅(왼쪽)과 이적 후 단 1승밖에 거두지 못한 외국인투수 빈스 벨라스케즈의 부진이 가장 큰 고민이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가 선발투수들의 난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개인 6연패에 빠진 박세웅(왼쪽)과 이적 후 단 1승밖에 거두지 못한 외국인투수 빈스 벨라스케즈의 부진이 가장 큰 고민이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롯데 자이언츠가 선발투수들의 난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교롭게도 선발진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야 할 투수들이 부진하다. 특히 토종 에이스 박세웅(30)과 외국인투수 빈스 벨라스케즈(33)가 제 몫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들 2명을 대체할 선발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롯데로선 둘의 활약을 기다리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는 셈이다.

박세웅은 지난달 10일 사직 SSG 랜더스전부터 개인 6연패에 빠졌다.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에도 패전을 떠안은 날도 2번 있었다. 하지만 박세웅의 투구 내용도 이 기간 평균자책점(ERA) 5.61, 이닝당출루허용(WHIP) 1.60으로 저조했다. 후반기 첫 3경기를 모두 QS로 장식했던 그는 선발 10연승을 달리다 곤두박질쳤던 전반기의 기복을 되풀이했다.

박세웅의 부진에는 상대의 집중 포화를 버티지 못한 영향이 컸다. 최근 6경기에선 한 이닝에 3점 이상 허용한 횟수가 4회에 달한다. 타순이 한 바퀴 돈 뒤에는 피안타율과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가 급격히 늘었다. 박세웅을 상대한 타자들은 첫 타석(타율 0.281·OPS 0.679)보다 2번째 타석(0.370·0.997)에서 월등한 결과를 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이고도 승운이 따르지 않던 날도 있지만, 한 이닝에 서너 점씩 주는 장면이 적지 않다. 투구 패턴을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벨라스케즈의 활약도 절실하다. 터커 데이비슨의 대체 선수로 지난달 중순 합류한 그는 5경기에서 단 1승(4패)밖에 거두지 못했다. 투구 내용도 ERA 8.87, WHIP 1.97로 매우 저조하다. 그는 한때 2위 이상을 바라보던 롯데의 승부수나 다름없었다. 남은 2~3차례의 등판에선 그간의 부진을 만회해야 한다. 김 감독은 “이제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끝까지 (벨라스케즈로) 가는 수밖에 없다. 불펜으로 기용할 만한 상황도 되지 않는다”면서도 “변화구로 볼카운트 싸움을 좀 더 유리하게만 가져가면 투구 내용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