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선수들이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SSG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5-2로 이겨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뒤 마운드에 함께 모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삼성은 시리즈를 3승1패로 끝내며 ‘업셋’에 성공했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삼성 선수들이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SSG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5-2로 이겨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뒤 마운드에 함께 모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삼성은 시리즈를 3승1패로 끝내며 ‘업셋’에 성공했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삼성 라이온즈가 더 높은 곳을 노린다.

2025시즌 페넌트레이스를 4위로 마친 삼성은 5위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1승1패를 거두며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에 진출했다.

5위 팀의 ‘업셋’을 저지한 삼성은 준PO에서 페넌트레이스 3위 팀인 SSG 랜더스를 상대로 자신들이 업셋을 만들어냈다. 시즌 내내 장타력이 장점으로 꼽힌 타선이 포스트시즌(PS)에서도 확실한 ‘창’의 역할을 했고, 선발진은 연이은 호투로 단단한 ‘방패’ 몫을 해냈다. 시리즈를 3승1패로 끝내며 이제 한화 이글스와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맞대결을 벌이게 됐다.

삼성이 PS에서 업셋을 이룬 건 2008년 준PO 이후 무려 17년 만이다. 당시 페넌트레이스 4위 팀이었던 삼성은 롯데 자이언츠(3위)와 준PO 맞대결에서 3전 전승을 거두고 PO에 올랐다. 그러나 PO 무대에선 두산 베어스에 2승4패(당시 7전4선승제)로 져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에 진출하지 못했다.

삼성 선수들이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SSG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5-2로 이겨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뒤 마운드에 함께 모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삼성은 시리즈를 3승1패로 끝내며 ‘업셋’에 성공했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삼성 선수들이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SSG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5-2로 이겨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뒤 마운드에 함께 모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삼성은 시리즈를 3승1패로 끝내며 ‘업셋’에 성공했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17년 만에 역사적인 업셋을 만들었지만, 사실 삼성에게 업셋은 적어도 아직까진 그리 기분 좋은 타이틀이 아니다. 이뤄낸 성과보다 업셋으로 인한 아픔의 기억이 더 진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다.

2010년대 들어 왕조를 건립한 삼성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KS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심지어 다음 해인 2015년에도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해 5년 연속 KS 우승을 노렸다.

그러나 KS를 앞두고 삼성엔 대형 악재가 터졌다. 일부 주축 선수들의 해외 원정 도박 혐의가 드러나면서 당시 마운드 핵심 자원인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 등이 아예 KS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전력이 급감한 삼성은 준PO와 PO를 통해 KS에 오른 두산에게 업셋의 희생양이 됐다. 삼성은 1차전을 승리로 가져갔지만, 이후 두산에게 내리 4연패를 기록하며 1승4패로 시리즈를 내줬다. 이는 KBO 역대 4번째 KS 업셋 우승 기록으로 남아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삼성 선수단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삼성 선수단이 팬들에게 인사를 하는 모습.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지난해까지 열린 34번의 KS 가운데 페넌트레이스 1위 팀이 업셋을 허용한 경우는 총 5번이다. 공교롭게도 삼성은 두 번이나 희생양이 됐다. 2015년 이전에는 2001년에 또다시 두산에게 업셋 우승을 허용했다. 당시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했던 삼성은 3위 팀인 두산에 2승4패로 져 시리즈를 내줬다.

업셋의 내상이 깊은 삼성으로서는 한 번의 업셋으로는 결코 만족감을 느낄 수 없다. 상처를 씻어낼 방법은 역시 오직 우승 뿐이다. 한화와 PO 승부에서 승리를 거둬 KS에 진출한다면, 역대 최초의 기록에 도전할 수 있다. 바로 WC 결정전부터 PS를 치른 팀의 KS 우승이다.

2015년부터 WC 결정전이 도입된 이후 WC 결정전부터 PS를 치러 KS를 우승한 팀은 이제까지 단 한 팀도 없다. 삼성이 준PO와 PO를 넘어 KS까지 3연속 업셋을 이룬다면, KBO 역대 최초의 사례를 만들 수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