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승은이 10일 오전(한국시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밀라노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에서 동메달을 따낸 뒤 시상대 위에서 환호하고 있다. 리비뇨|AP뉴시스
[밀라노=스포츠동아 강산 기자] 앞으로 올림픽 설상 종목에서 여자 선수가 메달을 따내면 유승은(18·성복고)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언급될 것이다.
유승은은 10일 오전(한국시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결선에서 합산 171.00점을 받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계올림픽 설상 종목 첫 여성 메달리스트이자 남녀를 통틀어 스노보드 빅에어 첫 메달리스트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유승은은 이번 대회 메달 유력 후보로 언급됐던 선수가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줬다.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빅에어 세계랭킹도 12위로 낮은 편이 아니다. 9일 열린 예선서는 올림픽 데뷔라는 중압감을 딛고 29명 중 4위(166.50점)에 올랐다. 12명에게만 주어진 결선행 티켓을 따냈고, 값진 동메달로 첫 올림픽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유승은이 10일 오전(한국시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밀라노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결선 2차 시기서 기술을 성공한 뒤 세리머니를 하며 기뻐하고 있다. 리비뇨|AP뉴시스
유승은의 기적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시작됐다.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스키장에 놀러간 게 스노보드에 입문한 계기였다. 스노보드를 좋아했던 아버지의 영향도 컸다. 2023년에는 FIS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 이 종목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탄탄대로를 여는 듯했다.
아픔도 있었다. 2024년 10월 FIS 스노보드 월드컵 이후 발목이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했다. 지난해 2월 하얼빈동계아시안게임에선 부상 투혼 속 4위에 올랐지만, 이후 손목 통증까지 겹쳐 경기력을 끌어올리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했다. 지난해 11월 월드컵(중국)에서 뒤늦게 이번 시즌을 시작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유승은은 부상 공백도 금세 이겨냈다. 지난해 12월 미국 스팀보드 월드컵 이 종목에서 은메달을 따냈고, 올해도 올림픽 직전 이탈리아 자이저에서 열린 유러피언 컵대회서 4위를 차지했다. 정형외과 전문의 양재우 박사가 물심양면으로 그의 재활을 도운 영향도 컸다. 유승은이 첫 올림픽서 값진 동메달을 따낸 데 지분이 작지 않은 인물이다.
유승은은 “발목을 다쳐 1년간 쉬어야 했을 때 가장 힘들었다”고 돌아보며 “다시 보드 위에 서는 모습을 상상하며 재활에 매진했고, 주변의 도움으로 힘든 시간을 극복했다.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도와준 양 박사님을 존경한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기쁜 일은 또 있다. 유승은은 이번 메달로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로부터 억대 포상금을 받게 됐다. 협회는 10일 {남자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은메달리스트 김상겸에게 2억 원, 유승은에게 1억 원의 포상금을 각각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승은(오른쪽)이 10일 오전(한국시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밀라노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에서 동메달을 따낸 뒤 금메달리스트 무라세 고코모(일본)에게 박수를 받고 있다. 리비뇨|AP뉴시스
밀라노|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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