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의필드오브드림]동기부여가전설적선수만든다

입력 2008-06-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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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은 특권이다’라는 얘기가 있다. 당장의 현실을 떠나 미래에 대한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해가 되는 말이다. 미래의 가능성은 그 젊은이가 어떤 목표 의식을 갖고, 그에 대한 노력이 어떻게 수반되느냐에 따라 극대화 될 수도 있고 오히려 후퇴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데뷔한 지 3년 동안 평생을 뛰어도 이루기 힘든 기록을 세우며 국내 최고의 투수로 불리는 선수가 있다. 그런데 이후 부진하다. 이 선수는 자신의 목표를 이미 달성했고 더 이상의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걸까? 물론 한 순간의 부진일 수도 있고 몸의 이상이 이유가 될 수 있다. 그 모든 것을 떠나 중요한 것은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라는 마음가짐이 아닌가 한다. 예전에 해외에서 선수생활을 하다 다시 국내에 돌아온 선수의 얘기가 생각난다. 한때 파워 피처로 국내 최고투수로 성장할 것이라는 평가도 있었고, 해외 명문팀에 스카우트도 됐지만 스스로가 그런 가능성을 만개시켰는지는 의문이라고. 나이에 유난히 민감할 수밖에 없는 직업인지라 한 해 두 해 흐르는 세월에 더더욱 민감하고, 한번 부상 당하면 쉽게 낫질 않는다며 젊은 시절의 허비를 아쉬워했다. 물론 지금은 다양한 구속 변화와 경기운영 능력으로 승리를 따내고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투수, 타자를 통틀어 가장 꾸준한 선수로 꼽히는 선수는 행크 에런이다. 23년간 선수생활을 하면서 통산 755개의 홈런을 때려냈고, 지금도 깨지지 않는 ‘15시즌 30개 이상 홈런’을 기록했다. 1954년 데뷔와 동시에 주전을 꿰찼고, 그 이듬해에는 바로 올스타에 선정됐다. 데뷔 4년 만인 1957년 정규시즌 MVP에 오르며 팀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다음해에는 골드글러브를 처음 수상했고, 59년에는 타격왕에도 올랐다. 개인 기록적인 측면에서 한동안 잠잠하다 1966년과 67년 홈런왕에 복귀했다. 그리고 37세에 개인 한 시즌 최다홈런인 47홈런을 기록했다. 개인적인 기록의 화려함은 데뷔 5년 이내와 30대 초반 정도로 나뉜다. 그때쯤이면 이미 돈과 명예를 어느 정도 거머쥔 상태고, 소속팀 브레이브스는 50년대 후반 전성기를 보낸 후 그가 은퇴한 76년까지 한 시즌을 제외하고 별볼일 없는 성적으로 일관했다. 그렇다면 그에게 있어 동기 부여는 무엇이었을까? 에런은 “몸이 허락하는 동안 늘 최선을 다하고 언제가 될지 몰라도 소속팀을 다시 우승으로 이끄는 것”이라 했다. 그 어떤 동기도 좋다. 늘 충실히 젊음을 활용하는 마음가짐만 있으면 어린 시절 그리던 ‘전설의 선수’에 나도 모르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송재우 | 메이저리그 전문가 -인생은 돌고 돌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제자리다.아무리 멀고 험난한 길을 돌아가더라도 평안함을 주는 무엇이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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