롭 만프레드 커미셔너.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보스턴 레드삭스의 2018년 ‘치팅’에 대한 조사가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반칙의 정도에 비해 솜방망이 징계가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스턴 구단 역시 꼬리 자르기 의혹을 지우기 힘들 전망이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23일(한국시간) 2018년 보스턴의 사인 훔치기 혐의에 대한 조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비디오 판독실 담당자인 J.T. 왓킨스를 비롯해 소수의 선수들만이 참여했을뿐 알렉스 코라 전 감독 및 코칭스태프, 프런트는 참여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사무국은 ‘주범’ 왓킨스에게 2020년 포스트시즌까지 자격정지 조치를 내렸고 보스턴의 올해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도 박탈했다.
1월 미 현지 언론에서 보스턴을 향한 의혹이 제기된 직후부터 3개월간 면밀히 조사에 나섰고 마침내 결론을 낸 것이다. 당시 ‘보스턴이 덕아웃 근처의 비디오판독실에서 타 팀의 사인을 훔친 뒤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와 파문이 일었다. 보스턴은 2017년 9월 전자장비를 이용해 사인을 훔친 혐의로 징계를 받았던 전력이 있는 만큼 비판 여론이 거셌다.
하지만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비하면 징계 수위는 낮다. 휴스턴은 2017년 외야에 설치된 비디오카메라로 사인을 파악해 더그아웃의 쓰레기통을 두드려 타자에게 전달한 바 있다. 휴스턴은 대다수의 선수와 프런트가 추태에 동참했기 때문에 단장과 감독의 1년간 무보수 자격정지, 신인드래프트 1~2라운드 지명권 박탈 등 중징계가 내려진 바 있다.
자연히 ‘솜방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보스턴처럼 ‘빅 마켓’ 구단에게 2라운드 지명권 손해는 결코 크지 않다. 여러 명의 선수가 가담한 사인 훔치기 스캔들을 비디오 판독실 직원 한 명의 일탈로 치부하는 것 또한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다. ESPN에 따르면 왓킨스는 징계 직후 코멘트를 거부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