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플렉센. 스포츠동아DB
플렉센은 시애틀과 2년간 총액 475만 달러(약 52억2000만 원)에 합의했다. 계약 2년째인 2022시즌 150이닝 이상을 소화하거나 2021~2022시즌 합계 300이닝을 넘기면 2023시즌에는 80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옵션도 포함됐다. 엄청난 동기부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계약 조건이다. 여기에는 플렉센이 올 시즌 두산에서 거둔 성적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플렉센은 두산에 입단하기 전까지 ML 3시즌(2017~2019년) 통산 27경기(11선발)에서 3승11패, 평균자책점(ERA) 8.07에 그쳤다. 최고 구속 157㎞의 빠른 공과 커브, 슬라이더 등 매력적 구질을 갖췄지만, 미완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올 시즌 두산에서 발등 골절상으로 정규시즌 21경기에만 등판하고도 8승4패, ERA 3.01을 기록했고, 특히 포스트시즌(PS) 5경기에선 2승1패1세이브, ERA 1.91, 32삼진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6인 선발로테이션을 구상 중인 시애틀은 플렉센에게 그 한 자리를 맡길 전망이다. 시애틀 제리 디포토 단장은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플렉센은 우리 투수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는 2020시즌 그라운드에서 투수로서 성숙하고 품격 있는 모습을 보여줬고, 성적도 인상적이었다”고 극찬했다.
플렉센의 합류는 일본인 투수 기쿠치 유세이에게도 자극제가 될 전망이다. 일본 스포츠전문매체 주니치스포츠는 “올 시즌 3선발로 뛴 기쿠치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애틀 스콧 서비스 감독의 발언을 전하며 “한국에서 역수입한 플렉센이 기쿠치의 라이벌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뛰다 2019시즌부터 시애틀 유니폼을 입은 기쿠치는 팀 선발진의 중심축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올해까지 2년간 8승15패, ERA 5.39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