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지환. 사진제공 | 배지환
메이저리그(ML) 현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5일 “배지환이 최근 택시 스쿼드에 포함됐다. 한 달간 머문 뒤 올해 더블A에서 시즌을 치를 전망”이라고 밝혔다.
택시 스쿼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마련된 특별 규정이다. 이 명단에 포함되면 원정길에 ML 선수단과 동행한다. 부상, 코로나19 확진 등의 변수로 ML 엔트리에 공백이 생겼을 때 택시 스쿼드 멤버를 긴급 콜업한다. 주로 쿼드러플A 선수들이나 팀 내 상위 유망주 위주로 편성된다. 양현종(텍사스 레인저스)도 개막 로스터에는 들지 못했만 택시 스쿼드에 포함돼있다.
배지환은 올해 스프링캠프 개막을 앞두고 ML에 초청선수로 합류했다. 기회가 많지 않았고, 16경기에서 타율 0.235(17타수 4안타)를 기록한 채 3월 중순 마이너리그 캠프로 이동했다. 트리플A 이하 마이너리그의 시즌이 5월초 이후에나 개막하기 때문에 배지환도 한 달간 마이너리그 캠프에서 담금질에 나설 계획이었다.
그러나 ML 캠프 종료 이틀 전 미팅이 잡혔다. 피츠버그 고위관계자들은 이 자리에서 배지환에게 피츠버그로 갈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 마이너리그 관계자가 아닌 데릭 셀튼 피츠버그 감독이 직접 요청한 사항으로 알려졌다.
피츠버그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배지환이 ML 캠프에서 보여준 모습에 셀튼 감독이 깊은 인상을 받았고, 가까이서 지켜보기 위해 이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배지환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싱글A 그린즈버러 그라스호퍼스에서 뛰었다. 지난해 마이너리그 경기는 열리지 않았고, 순서대로면 올해 상위 싱글A 팀에서 뛰어야 했다. 하지만 마이너리그가 정상 개막하면 더블A 팀 알투나 커브로 승격될 예정이다.
피츠버그 내야에는 키브라이언 헤이즈(24), 콜 터커(25), 로돌포 카스트로(22), 닉 곤살레스(22) 등 유망주가 즐비하다. 팀은 물론 ML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유망주들이기에 경쟁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택시 스쿼드에 포함된 데서 구단이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2018년 3월 피츠버그와 계약한 배지환은 올 시즌 후에도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을 경우 룰5 드래프트 대상자가 된다. 타 팀에서도 관심을 보일 자원이기에 올 한 해가 유독 중요하다. 배지환 역시 “남다른 한 해”라는 각오로 새 시즌을 준비 중이라는 후문이다. 택시 스쿼드 포함은 그 출발이 좋다는 의미다. 이대로라면 또 한 명의 ‘빅리거’ 탄생도 머지않은 분위기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