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과 불투명한 미래에 놓인 주장 손흥민. AP뉴시스
기대한 ‘종신계약’은 당장 이뤄질 것 같진 않다. 토트넘과 주장 손흥민(32)의 동행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쏟아지는 가운데 계약기간을 1년 더 연장하는 조항이 발동됐다는 소식이 영국 현지에서 전해졌다.
영국 매체 풋볼인사이더는 1일(한국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토트넘은 손흥민의 계약연장 조항부터 발동할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내년 여름 계약이 끝나지만, 이번 연장으로 2026년 여름까지 팀에 남게 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에 기반을 둔 글로벌 매체 디애슬레틱도 장기계약이 아닌 ‘1년 연장’을 언급한 바 있다.
만약 사실이라면 적잖이 실망스럽다. 시각에 따라서는 2024~2025시즌까지 계약된 손흥민을 토트넘이 제대로 대우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다. 30대 중반으로 향하는 손흥민이지만, 꾸준히 팀에 헌신했고 활약 또한 눈부셨다. 유럽 빅클럽들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등지에서 거액의 제안이 들어왔을 때도 묵묵히 토트넘에서 미래를 그려갔다. 이에 영국 내에선 토트넘이 손흥민을 장기 계약으로 묶어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손흥민의 1년 계약연장 옵션 발동 소식을 전한 영국 매체 풋볼인사이더.
1년 계약연장 자체가 특별할 것은 없다. 2021년 7월 재계약에 따른 옵션을 구단이 발동하는 것일 뿐이다. 게다가 토트넘은 당장 손흥민이 빠지면 엄청난 전력 공백이 불가피하다. 앙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최전방부터 2선 전 지역을 커버하는 손흥민이 이끄는 공격진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진짜 불편한 이유는 토트넘의 의중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장기계약의 출발점이 될 수도 있지만, 전혀 뜻하지 않은 상황 전개가 이뤄질 수도 있다. 즉, 토트넘이 ‘시간을 버는’ 형태일 수도 있다. 풋볼인사이더는 “토트넘이 손흥민에 대한 장기적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해리 케인을 바이에른 뮌헨(독일)에 넘긴 것이 좋은 사례다.
만약 손흥민과 동행하게 될 2년 내 토트넘이 괜찮은 대체자를 찾게 된다면 많은 이적료를 받고 이적시키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 실제로 골키퍼 위고 요리스를 비롯한 많은 베테랑들이 예우없이 냉정한 구단의 정책에 따라 토트넘을 떠났다.
실제로도 ‘재계약 논의’를 위한 협상 테이블이 차려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크다. 국내에서 휴식기를 보내고 있는 손흥민은 6월 싱가포르~중국과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2연전을 마친 뒤 “(재계약 여부는) 딱히 드릴 말씀이 없다. 오가는 얘기가 없다. 지금은 계약 이야기가 나올 만한 상황이 아니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