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배구대표팀 임도헌 감독(가운데). 스포츠동아DB
전날 세계랭킹 15위 네덜란드에 잘 싸웠지만 2-3(25-23 27-25 24-26 20-25 12-15) 역전패를 당했던 대표팀은 2연패를 기록해 세계랭킹 12위 벨기에와의 경기결과에 관계없이 올림픽 본선티켓을 따내는 데 실패했다.
네덜란드와 미국이 2연승으로 1위에게 주는 본선직행을 노린다. 첫 경기에서 3세트 연속 듀스접전을 벌이며 네덜란드를 꺾을 수도 있었던 한국 대표팀은 세계랭킹 2위인 최강 미국을 상대로는 실력의 차이를 드러내며 완패했다. 그나마 나경복 허수봉 등 새로 가세한 대표팀 윙 공격수들의 성장을 확인했고, 박철우 신영석 한선수 정지석 곽승석 등이 전략적인 서브와 랠리공격을 통해 한국배구의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는 칭찬을 받을 만하다.
대표팀은 13일 오후 귀국해 당분간 쉰 뒤 9월 13~21일 이란에서 벌어지는 아시아남자선수권대회를 위해 재소집 된다. 여기서 8위 이내의 성적을 거둬야만 내년 1월에 벌어지는 아시아대륙 최종예선에 참가할 수 있다. 8개 엘리트 국가만 참가하는 아시아대륙 최종예선전에서 우승하면 도쿄올림픽에 진출한다.
관심은 아시아 최강인 이란의 출전여부다. 대륙간예선 E조의 이란은 쿠바를 3-2, 멕시코를 3-0으로 꺾었다. 러시아도 멕시코와 쿠바를 각각 3-0으로 누른 가운데 두 팀의 맞대결만 남겨뒀다. 세계랭킹 8위 이란이 세계랭킹 5위의 러시아를 잡고 올림픽진출을 확정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유리하다.
F조의 중국은 핀란드를 3-1로 이겼지만 캐나다에게 2-3으로 졌다. 2연승의 아르헨티나와 마지막 경기를 남겨뒀다. C조의 호주는 세르비아에 1-3, 이탈리아에 2-3으로 패하며 올림픽 본선행이 좌절됐다. 결국 세계랭킹 16위 호주와 20위 중국도 우리처럼 대륙간예선 실패 이후 아시아대륙 최종예선전을 통해 다시 한번 도쿄올림픽에 도전하는 과정을 밟는다.
만일 이들과의 대결이라면 우리도 어느 정도 희망을 품어볼 수 있지만 이란마저 대륙간 예선에서 실패한다면 상황은 더 어려워진다. 우승확률이 33%에서 25%로 더 낮아지기도 하지만 세계랭킹 24위의 우리 전력으로는 이란을 넘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네덜란드 벨기에보다도 더 힘든 상대이기에 2000년 시드니 이후 20년 만의 올림픽 본선진출의 꿈은 멀어질 수도 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