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국가대표팀이 아시아선수권대회와 월드컵에 출전하느라 빠지지만 8월 초순 입국해 소속팀과 손발을 맞춰온 외국인선수들이 대부분 출전한다. 다가올 시즌의 성적을 예상하기에 충분하다. 각 팀은 그동안 연습 경기와 부산 썸머매치, 광주 4개팀 초청경기 등으로 실전감각을 끌어올렸다. 순천 KOVO컵은 시즌개막을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모의고사다.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외국인선수 보강과 트레이드 등도 뒤따를 수 있어 더욱 경기결과가 흥미롭다.
이번 대회를 준비해온 순천시와 순천시배구협회는 남도 특유의 정(情)으로 손님을 따뜻하게 맞이할 준비를 끝냈다. 마침 순천에서는 KOVO컵 기간동안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가족과 함께 배구도 즐기면서 지역의 문화행사와 맛있는 먹거리를 경험할 최고의 기회다.
● 순천은 어떻게 KOVO컵을 준비해왔나
한국배구연맹(KOVO)은 해마다 8~9월 이전에 각 지방자치단체에 KOVO컵 유치의사가 있는지 공문을 보낸다. 자치단체의 다음해 예산이 결정되기 이전에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유치할 가능성을 타진한다. 이때 유치 의사가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나타나면 실무진이 협상을 벌인다.
순천시는 시 승격 70주년을 기념해 지난해부터 KOVO컵 유치를 원해왔다. 순천시배구협회 배상길 회장을 비롯한 지역 배구인과 체육담당 공무원들이 오랫동안 노력을 기울인 끝에 경쟁도시를 따돌렸다. KOVO 실무진은 5차례의 현장실사를 통해 경기장을 V리그의 기준에 맞도록 개·보수하고 숙박시설을 점검해왔다. 지방자치단체 관련 공무원들의 헌신적인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들도 많았다. 이런 힘든 과정을 거쳐 전담 중계 방송팀이 현장 최종점검을 마치면 마침내 화려한 배구 쇼는 시작된다.
사진제공|KOVO
● 40억원 이상이 움직이는 KOVO컵의 경제학
순천시와 전라남도는 이번 KOVO컵을 위해 4억원을 대회유치금으로 냈다. 팔마체육관 개보수에 들어간 액수도 5억원 가까이 된다. V리그의 기준에 맞춰 체육관의 조명을 최신식 LED시설로 바꾸는 데 많은 돈이 들어갔다. 안락한 관람을 위한 가변좌석 설치 등의 비용도 만만치 않다.
KOVO도 2억8000만원을 투입해 대회를 멋진 축제로 만들려고 한다. 우승상금 등이 포함된다. 남녀우승팀 상금은 각각 5000만원이다. 축제에 맞춰 경기장을 꾸미는 비용도 상당하다. 자치단체가 대회유치를 위해 투자한 협찬금으로 KOVO가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없다. “받은 돈만큼 지역사회를 위해 모두 돌려준다”는 것이 KOVO의 기본 방침이다.
16개 참가팀과 전담방송사, 취재진 등이 대회 기간 동안 순천에서 먹고 자면서 쓰는 돈만 해도 8억원가량이다. 팀의 성적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 팀은 KOVO컵을 위해 대략 5000만원을 순천에서 쓰고 간다. 선수단이 하루에 먹고 자는 데만 들어가는 돈이 600만원이다. 하루 세 끼와 간식, 세탁비, 교통비 등이 포함된다. 선수단 이동비와 응원 이벤트 비용 등은 별개다.
● 스포츠와 문화축제가 어우러진 순천 KOVO컵
경기장에서 20~30분 이내면 순천이 자랑하는 다양한 관광시설을 찾아가볼 수도 있다. 순천만 습지와 국가정원, 조례동 드라마촬영장이 가깝다. 마침 순천은 25~27일까지 국가균형발전 박람회를 개최한다. 27일~29일에는 시내 한가운데서 푸드 아트 페스티벌도 개최한다.
스포츠와 문화이벤트가 동시에 벌어지는 점을 감안해 순천시는 지역행사와 KOVO컵을 연계한다. 관광지를 방문한 사람이 경기장을 찾을 때, 경기장을 찾은 사람이 관광지를 방문할 때 입장권을 보여주면 할인해준다. 또 순천의 먹거리를 알리기 위해 맛집에서도 KOVO컵 입장티켓을 보여주면 할인해주기로 했다. 이처럼 KOVO컵이 지역의 문화행사와 어우러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 더욱 독특한 KOVO컵이다.
● 허석 시장이 말하는 특별한 순천시 자랑과 KOVO컵의 경제효과
특별한 것이 많은 배구축제를 앞두고 순천시의 행정을 책임지는 허석 시장과 인터뷰를 했다. 순천·MG새마을금고 KOVO컵이 순천시에 주는 효과와 유치 뒷얘기, 평생 체육도시 구현을 꿈꾸는 순천시의 비전과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시의 자랑거리 등을 서면으로 물었다.
- 먼저 많은 프로배구 V리그 팬을 대신해 순천에서 KOVO컵이 개최되는 것을 축하드립니다. KOVO컵은 많은 비용이 투자되는 16일간의 대형 스포츠이벤트인데, 대회를 유치한 이유와 배경이 궁금합니다.
- 대회를 준비하면서 한국배구연맹(KOVO)과 많은 협의과정을 거쳤을 텐데 그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실 수 있는지.
- 전라남도에서 열리는 최초의 V리그 경기입니다. 순천시가 KOVO컵을 위해 특별히 준비하고 자랑할 만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순천시는 다른 시군과 차별화 전력으로 남·여 프로팀을 통합한 대회 유치를 신청해 전국의 프로배구 팬에게 한곳에서 프로배구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대회운영에 장애가 되는 체육관 LED조명등을 사업비 4억3500만원을 들여 새로운 시설로 교체했고, 선수안전을 위해 의료 서비스 확보와 이용자의 편익을 위해 교통신호체계조정, 정전대비 발전기 임대 등 대회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했습니다. 특히 식당, 숙박시설 등에 KOVO컵 홍보를 위한 현수막을 걸고 순천의 자랑거리인 다양하고 맛좋은 최상의 음식을 순천을 찾은 배구팬에게 제공할 것입니다.”
- 순천시는 KOVO컵과 연계하는 다양한 문화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 순천이 교통의 요지인 데다 그동안 남쪽 지방에서 KOVO컵이 열린 적이 없어 타지의 많은 배구팬들이 순천을 찾을 것으로 봅니다. 이 분들에게 KOVO컵 경기관람뿐 아니라 순천의 볼거리, 먹거리를 비롯해 가족과 함께 체험해볼 곳을 추천하신다면.
- 시장님께서는 스포츠활성화를 통한 건강한 시민과 함께 새로운 순천 실현을 비전으로 정하셨습니다. 그만큼 스포츠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시민들의 건강한 생활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시는 것인지요.
- KOVO컵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로 기대하고 계신지요.
“이번 KOVO컵 유치는 순천지역 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2016년 청주KOVO컵 24경기 3만2000명, 2017년 천안KOVO컵 21경기 2만1560명, 2018년 제천, 보령 30경기 3만2000명이 찾은 사례를 볼 때 순천지역에 대회기간 동안 3만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23억8300만원 정도의 경제유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