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가빈(왼쪽)-KB손해보험 산체스. 사진|스포츠동아DB·KOVO
● 돌아온 그들, 가빈과 산체스
지난해 알렉스가 KOVO컵 도중 복근부상을 당해 시즌까지 고전했던 KB손해보험 권순찬 감독은 최대한 산체스를 아껴서 출전시키려고 한다. 비시즌 때 다른 팀의 눈에 띄지 않아서 더 궁금했던 이유다. 배구기량은 인정받았지만 성격이 까칠하다는 평이 따라다니던 산체스였지만 KB손해보험에서는 많이 달라졌다는 말도 들린다. “한국에서 오래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는 말을 주위에 털어놓을 정도로 자신의 위치와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순조롭게 팀 적응훈련을 해온 레오와 요스바니
OK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새 외국인선수 레오, 요스바니와 탈 없이 호흡을 맞춰왔다. 레오는 “서브가 정확하고 성격이 좋다”는 내부평가를 받았다. 연습경기에서 경기를 지켜봤던 어느 전문가는 “대박이 날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면서 높게 평가했다. 예전의 부상 트라우마 탓에 블로킹 때 문제점은 있다. 석진욱 감독은 나쁜 버릇을 고치려고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 준비기간이 짧은 비예나, 산탄젤로, 그리고
대한항공은 역대 최단신 외국인선수 안드레스 비예나(192cm)를 선발해 키가 아닌 스피드의 성공여부를 테스트한다. 만일 이 시도가 성공한다면 한국배구의 모습은 많이 달라질 것이다. 다만 유럽선수권대회에 출전 중인 비예나가 25일께 귀국 예정이어서 주전세터 한선수 및 유광우와 함께 맞춰볼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은 감안하고 봐야 한다.
우리카드와 삼성화재는 외국인선수를 교체했다. 삼성화재는 잦은 부상을 이유로 훈련을 소화하지 못하던 조셉 노먼을 대신해 안드레스 산탄젤로를 뽑았다. 이탈리아 국적이다. “팀 합류가 늦어 뚜껑을 열어봐야 하지만 요즘 함께 훈련하는 동료들의 표정이 밝아졌다”고 삼성화재 유대웅 사무국장은 말했다. 198cm의 낮은 신장은 변수다. 유대웅 국장은 “노먼이 점프와 피지컬이 좋아 가빈처럼 되기를 원했지만 부상으로 돌아갔다. 산탄젤로는 안젤코처럼 성공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우리카드는 에이스 역할을 해줬던 아가메즈 교체 이후 고민이 많다. 여러 소문이 배구계에 나도는 가운데 조만간 구단으로부터 깜짝 발표가 나올 예정이다.
● 여자부는 구관이 명관일까 아닐까
21일부터 개막하는 순천 KOVO컵 여자부는 새로 리그에 얼굴을 내미는 디우프(KGC인삼공사) 러츠(GS 칼텍스) 앳킨슨(도로공사)의 활용법이 관심사다. 신장이 2m를 넘거나 육박하는 키를 갖췄지만 아직 세기와 파워, 후위로 갔을 때 수비능력에서는 의문점이 큰 선수들이다. 연습경기 때도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때 구관인 마야(현대건설)와 어나이(IBK기업은행)를 지명한 감독들의 판단이 옳았는지 아니면 새로운 선수의 선택이 옳았는지가 이번에 드러난다. 최하위순번으로 파스쿠치를 선발한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높이보다는 수비능력을 높게 봤다. 상대적으로 공격능력이 눈에 띄지 않아 교체소문이 꾸준하게 나돌았다. 이번 순천 KOVO컵은 박미희 감독뿐 아니라 몇몇 감독들에게는 마지막 결단을 내릴 기회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