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KOVO
시즌은 길고 변수는 무궁무진하다. 새로 선수들을 이끄는 석진욱 감독도 지금은 좋지만 시즌 마지막에 어떤 성적표를 받을지 아직은 모른다. KB손해보험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한 외국인선수 레오의 몸 상태도 변수다. 레오는 31일 정밀진단을 받은 결과 오른발바닥 근육 일부가 손상된 것으로 판명됐다. 전치 3주의 부상이다. OK저축은행은 레오의 교체를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
● 준비과정이 남다르다
이 스트레칭은 일본 V리그의 많은 팀들이 하는 것이다. 지난시즌 부상방지를 위해 영입한 마루야마 수석트레이너와 조효은 트레이너가 팀에 도입했다. 석진욱 감독과 스태프도 시즌 전 일본에 가서 우리와 다른 훈련방법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몇몇 구단에게는 양해를 구하고 훈련과정을 유심히 관찰했다. 이때 배웠던 다양한 노하우가 선수단에 도입됐다. 새로운 장비도 많이 구입했다. 연구와 투자의 성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 훈련과정에서 모든 것이 결정된다
훈련의 목표는 시키는 사람의 만족이 아니다. 선수들이 최대한 효과를 느끼도록 하는 데 있다. 아직은 현역선수 같은 젊은 코치들은 선수들과 함께 움직이면서 훈련과정에서 나오는 디테일한 변화와 발전을 놓치지 않는다.
● 준비된 사람만 뛰는 원칙과 칭찬의 힘
경기 때도 마찬가지다. 웜업존에서 대기하는 선수들은 팔뚝에 심박수를 재는 기계를 차고 몸을 푼다. 무선으로 컴퓨터에 연결된 이 기계는 선수들의 현재 심박수를 알려준다. 감독이 선수교체를 결정할 때 투입이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근거 가운데 하나다. 지금 뛰지 않는다고 설렁설렁 놀고 있는 선수에게는 출전의 기회조차 없다. 그래서인지 OK저축은행은 유난히 교체 투입된 선수가 중요한 득점 등 제 몫을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석진욱 감독은 칭찬도 잘 한다. OK저축은행에서는 칭찬을 먹고 성장하는 선수들이 많다. 최근 중앙에서 큰 역할을 하는 손주형이 대표적이다. 이민규도 요즘 한결 밝아졌다. 그동안은 모든 경기의 책임을 뒤집어썼지만 지금은 편한 마음으로 즐겁게 배구를 한다. 25일 대한항공 경기에서 보여줬던 연결은 많은 이들이 기억하는 이민규의 부활이었다. KB손해보험전에서 대반전 끝에 역전승을 따냈던 이민규는 “1세트에 앞이 캄캄했지만 결국 이겼다”고 했다.
물론 칭찬만 하는 것은 아니다. 감독은 태도와 겸손도 강조한다. 훈련 때 선수들에게 자주 지적하는 것이 있다. 열정을 가지고 생활하지만 잘 할수록 자만하지 말고 겸손하라는 뜻이 담긴 “눈을 깔아라”는 말이 그것이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