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실내체육관에서 ‘2019-2020 도드람 V리그‘ 화성 IBK기업은행과 서울 GS칼텍스의 경기가 열렸다. IBK기업은행이 GS칼테스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3-2로 승리한 뒤 선수들이 코트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화성|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골리앗이 다윗에 발목을 잡혔다.
IBK기업은행은 14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도드람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GS칼텍스와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18 24-26 10-25 25-22 15-9) 승리를 거뒀다. KGC인삼공사와 개막전 승리 이후 지겹게 이어진 5연패 사슬을 끊었다.
‘대어’를 잡아 더욱 의미가 있었다. GS칼텍스는 1라운드 전승을 거두며 압도적 선두에 올라있었다. 1라운드 5경기 모두 승점 3을 따낼 만큼 공수에서 완벽한 모습이었다. 선두와 최하위 팀의 대결에서 이변이 벌어진 것이다.
최근의 포지션 논란을 딛고 만든 승리라 더욱 값졌다. IBK기업은행의 ‘간판’ 김희진의 포지션은 이날도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가 아닌 미들블로커(센터)였다. 윙 스파이커(레프트) 표승주가 인대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었다. 이번 시즌에 앞서 지휘봉을 잡은 김우재 감독은 표승주의 공백을 포지션 연쇄 이동으로 메우고자 했다. 신인 육서영이 라이트, 김주향이 레프트로 투입되며 김희진이 센터로 옮겼다. 본격적인 첫 시도였던 10일 흥국생명전에서는 김희진이 1득점에 그치는 등 고전하며 0-3으로 완패한 바 있다.
김희진은 이번 시즌에 앞서 각종 국제대회에서 라이트로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소속팀 사정 때문에 포지션을 바꿨으나 ‘맞지 않는 옷’이라는 논란이 뒤따랐다. 여기에 레프트 백목화에게도 리베로를 맡기며 공수 모두 꼬이기 시작했다.
어수선한 팀 분위기. 1세트를 따낸 IBK기업은행은 듀스 접전 끝에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2세트를 내줬다. 3세트, 포지션 변경으로 촉발된 리시브 라인 붕괴까지 더해져 10-25로 분위기를 완전히 빼앗겼다. 1라운드까지의 IBK기업은행이라면 그대로 주저앉을 상황이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