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혁(왼쪽)-김광국. 스포츠동아DB
이번 트레이드의 핵심은 한국전력과 삼성화재에서 뛸 기회가 줄어든 레프트 김인혁과 세터 김광국의 교환이다. 공교롭게도 진주 동명중·고등학교 선후배의 이적이다. 한국전력 장병철, 삼성화재 고희진 감독은 한창 기량을 꽃피울 선수들이지만 팀에서 뛸 자리가 없다면 다른 곳에서 새로운 기회를 주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V리그 최고의 높이를 갖춘 팀을 구성하고도 부정확한 연결과 중앙 공격의 부재로 고비를 넘지 못하던 한국전력으로선 김광국의 가세가 큰 힘이 될 전망이다. 2009~2010시즌 우리캐피탈에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지명됐던 김광국은 이번이 V리그 11번째 시즌이다. 팀명만 바뀐 드림식스~우리카드를 거쳐 이번 시즌을 앞두고 황경민, 김시훈과 함께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었다.
삼성화재에선 1라운드 5경기에서 6세트를 뛰는 데 그쳤다. 주전 세터가 한 번 정해지면 쉽게 바뀌지 않는 배구의 특성상 삼성화재에선 이승원을 도와주는 보조 세터의 역할을 맡았다. 2년차 김명관과 경쟁에서 이기면 한국전력의 주전 세터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생겼다는 점에서 이번 이적이 김광국에게는 충분한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는 김인혁의 가세로 황경민의 수비부담이 덜어지길 기대한다. 2017~2018시즌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3순위로 한국전력에 입단한 김인혁은 올해가 4번째 시즌이다. 지난 시즌 344득점으로 한국전력 국내선수들 중 최다득점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에는 외국인선수 러셀과 이시몬, 이승준에게 밀려 출장 기회가 줄었다. 10일 현재 2경기 3세트에 출전했고, 득점은 없다.
한국전력은 2020~2021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대형 기대주 임성진을 뽑았고, 내년이면 서재덕이 군에서 전역하는 등 레프트 자원이 넘쳐 교통정리가 필요했다. 키는 작지만 수비능력이 좋고 폭발적 서브도 가진 김인혁의 가능성을 높이 산 몇몇 팀에서 꾸준히 영입을 노렸는데, 결국은 삼성화재의 품에 안겼다. 삼성화재는 또 22일 안우재가 전역해 팀에 합류하면 센터에서 좀더 빠른 배구를 구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