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팽팽해서? 몇몇 사람들의 행동 때문에? 규칙대로 엄격하게 적용하겠다는 새 경기운영본부의 강력한 의지표현?
2020~2021시즌 V리그에 옐로카드와 레드카드가 눈에 띄게 늘었다. 남자부에선 26경기를 치른 16일 현재 12번의 경고, 1번의 세트퇴장이 나왔다. 19경기를 소화한 여자부는 경고 4번, 세트퇴장 1번이다. 남녀 합쳐 16번의 경고와 2번의 세트퇴장이 기록됐다. 지금과 같은 기준을 적용한 2013~2014시즌부터 남녀부 합쳐 경고는 63~50~75~57~51~47~49번이었다. 세트퇴장은 7시즌동안 4번뿐이었다. 이번 시즌은 유례없이 초반부터 경고와 퇴장이 쏟아지고 있다.
15일은 상징적이었다. 남자부 대한항공 산틸리 감독과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이 4세트에 동반 경고를 받았는데 2시간 뒤 여자부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도 흥국생명과 홈경기 4세트 퇴장을 당했다. 대한항공-한국전력전에선 4세트 6-7로 뒤진 상황에서 산틸리 감독이 한국전력 오재성을 가리키며 불만을 표시했다. 경기 후 그는 “상대 리베로가 리시브를 받은 뒤 웃고 하는 행동이 조롱하는 느낌이 들어서 항의했다. 물론 그 행위가 경기를 좌지우지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 감독도 그냥 있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산틸리 감독의 “shut up” 발언이 여과 없이 방송을 탔다. 장 감독은 “오재성이 스스로 흥이 나서 한 행동인데 상대 감독이 지적하고 ‘닥쳐’라고 해서 같이 대응했다. 참았어야 했는데 그 대응은 실수였다. 그 행동은 사과한다”고 말했다. 산틸리 감독은 두 팀의 1라운드 맞대결 때도 비슷한 행동을 했다. 그 때도 두 감독은 옐로카드를 받았다. 항의는 할 수 있지만 상대팀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등 V리그의 금기를 깨는 외국인 감독의 돌출행동에 모두가 조마조마 하는 눈치다.
여자부에선 11일 GS칼텍스-흥국생명전 도중 나온 흥국생명 김연경의 2차례 행동을 놓고 카드를 꺼내지 않은 심판이 징계를 받았다. 당시 주심은 엄격한 잣대보다는 원활한 경기진행이 먼저라고 판단했다. 그 생각도 존중받아야 하지만, 경기운영본부는 어떤 상황에서도 심판은 원칙대로 경기를 진행해야 한다며 심판 징계를 결정했다.
13일 KB손해보험-OK금융그룹전 때는 세리머니를 놓고 경기 후 몸싸움 직전까지 갔다. 경기 도중 KB손해보험 외국인선수 케이타의 다양한 세리머니에 상대 선수들이 심판에게 어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경기 후 폭발한 것이다. 이 탓인지 15일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3세트를 마친 뒤 쉬는 시간에 부심에게 항의하다 4세트 퇴장을 당했다. 3세트 18-24 상황에서 후위의 세터 이고은이 네트 위로 오른 공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심판은 후위공격자 블로킹이라 판단했고, 김 감독은 세트라고 주장했다. 둘 다 일리가 있었던 애매모호한 상황이었는데 감독이 항의를 멈추지 않자 단호한 조치가 나왔다. 이에 앞서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도 7일 KB손해보험전 1세트에 경고를 받았지만 5세트 도중 큰 소리로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다. 다음날 상벌위원회에선 1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한국배구연맹(KOVO) 김영일 경기운영본부장은 “이번 시즌 유난히 경기가 치열하고 각 팀의 전력이 비슷하다보니 감독의 항의가 많아졌다. 그동안 룰 해석에서 애매모호한 부분들에 감독들의 불만이 있겠지만, 심판들도 경기를 원활하게 진행하고 예방하는 차원에서 좀더 엄격하게 규정대로 룰을 적용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국제배구연맹(FIVB) 규정에 따르면 선수나 코칭스태프가 무례하거나 공격적 또는 폭력적 행동을 했을 때 주심은 심각성에 따라 ①구두경고 ②옐로카드 ③레드카드 ④레드카드+옐로카드 동시 표시 ⑤레드카드+옐로카드 분리 표시 등 5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 가운데 ③은 상대에게 1점과 서브권을 주고 ④는 세트퇴장, ⑤는 경기퇴장이다. 퇴장을 당하면 상벌위원회의 추가제재도 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2020~2021시즌 V리그에 옐로카드와 레드카드가 눈에 띄게 늘었다. 남자부에선 26경기를 치른 16일 현재 12번의 경고, 1번의 세트퇴장이 나왔다. 19경기를 소화한 여자부는 경고 4번, 세트퇴장 1번이다. 남녀 합쳐 16번의 경고와 2번의 세트퇴장이 기록됐다. 지금과 같은 기준을 적용한 2013~2014시즌부터 남녀부 합쳐 경고는 63~50~75~57~51~47~49번이었다. 세트퇴장은 7시즌동안 4번뿐이었다. 이번 시즌은 유례없이 초반부터 경고와 퇴장이 쏟아지고 있다.
방송에도 노출된 산틸리 감독의 그 말
15일은 상징적이었다. 남자부 대한항공 산틸리 감독과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이 4세트에 동반 경고를 받았는데 2시간 뒤 여자부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도 흥국생명과 홈경기 4세트 퇴장을 당했다. 대한항공-한국전력전에선 4세트 6-7로 뒤진 상황에서 산틸리 감독이 한국전력 오재성을 가리키며 불만을 표시했다. 경기 후 그는 “상대 리베로가 리시브를 받은 뒤 웃고 하는 행동이 조롱하는 느낌이 들어서 항의했다. 물론 그 행위가 경기를 좌지우지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장 감독도 그냥 있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산틸리 감독의 “shut up” 발언이 여과 없이 방송을 탔다. 장 감독은 “오재성이 스스로 흥이 나서 한 행동인데 상대 감독이 지적하고 ‘닥쳐’라고 해서 같이 대응했다. 참았어야 했는데 그 대응은 실수였다. 그 행동은 사과한다”고 말했다. 산틸리 감독은 두 팀의 1라운드 맞대결 때도 비슷한 행동을 했다. 그 때도 두 감독은 옐로카드를 받았다. 항의는 할 수 있지만 상대팀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등 V리그의 금기를 깨는 외국인 감독의 돌출행동에 모두가 조마조마 하는 눈치다.
김연경의 그 행동과 몸싸움 직전까지 가게 만든 세리머니
여자부에선 11일 GS칼텍스-흥국생명전 도중 나온 흥국생명 김연경의 2차례 행동을 놓고 카드를 꺼내지 않은 심판이 징계를 받았다. 당시 주심은 엄격한 잣대보다는 원활한 경기진행이 먼저라고 판단했다. 그 생각도 존중받아야 하지만, 경기운영본부는 어떤 상황에서도 심판은 원칙대로 경기를 진행해야 한다며 심판 징계를 결정했다.
13일 KB손해보험-OK금융그룹전 때는 세리머니를 놓고 경기 후 몸싸움 직전까지 갔다. 경기 도중 KB손해보험 외국인선수 케이타의 다양한 세리머니에 상대 선수들이 심판에게 어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경기 후 폭발한 것이다. 이 탓인지 15일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3세트를 마친 뒤 쉬는 시간에 부심에게 항의하다 4세트 퇴장을 당했다. 3세트 18-24 상황에서 후위의 세터 이고은이 네트 위로 오른 공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심판은 후위공격자 블로킹이라 판단했고, 김 감독은 세트라고 주장했다. 둘 다 일리가 있었던 애매모호한 상황이었는데 감독이 항의를 멈추지 않자 단호한 조치가 나왔다. 이에 앞서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도 7일 KB손해보험전 1세트에 경고를 받았지만 5세트 도중 큰 소리로 항의하다 퇴장을 당했다. 다음날 상벌위원회에선 1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내렸다.
KOVO는 규정대로 더 엄격해질듯
지금까지 상황을 종합하면 이번 시즌 특정 팀 선수나 감독의 행동이 문제를 만드는 경우가 많아졌다. 모 팀 감독은 경기 때 “우리도 춤을 추든지 뭐든지 해”라는 지시도 내렸다. 상대의 세리머니를 그대로 따라하는 일도 자주 보인다. 상대가 자극하고 모욕감을 준다는 명확한 기준이 없기에 모두 자신들의 잣대로 판단하고 흥분하고 있다.이에 대해 한국배구연맹(KOVO) 김영일 경기운영본부장은 “이번 시즌 유난히 경기가 치열하고 각 팀의 전력이 비슷하다보니 감독의 항의가 많아졌다. 그동안 룰 해석에서 애매모호한 부분들에 감독들의 불만이 있겠지만, 심판들도 경기를 원활하게 진행하고 예방하는 차원에서 좀더 엄격하게 규정대로 룰을 적용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국제배구연맹(FIVB) 규정에 따르면 선수나 코칭스태프가 무례하거나 공격적 또는 폭력적 행동을 했을 때 주심은 심각성에 따라 ①구두경고 ②옐로카드 ③레드카드 ④레드카드+옐로카드 동시 표시 ⑤레드카드+옐로카드 분리 표시 등 5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 가운데 ③은 상대에게 1점과 서브권을 주고 ④는 세트퇴장, ⑤는 경기퇴장이다. 퇴장을 당하면 상벌위원회의 추가제재도 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