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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된 경기일정은 팀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이번 시즌의 새로운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지난달 30일 KB손해보험에 맥없이 패하고 외국인선수 알렉스의 돌출행동까지 겪은 우리카드는 팀 분위기를 수습할 시간을 얻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런 행동을 하는 선수는 필요 없다”고 했던 신영철 감독은 알렉스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남자답게 코트에서 행동으로 보여주라”고 굵고 짧게 얘기하고 끝냈다. 7일 OK금융그룹전에서 알렉스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부상 이후 한창 때의 모습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나경복이 준비시간을 벌었다는 점 또한 나쁘지 않다.
KB손해보험은 6일 동안 3경기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에서 벗어나 한숨을 돌렸다. 팀의 주포 케이타가 3라운드에 범실이 늘었던 이유가 떨어진 체력 때문이라면 이번의 일정 조정은 반가운 일이다. KB손해보험은 3라운드 중반부터 케이타의 퀵오픈공격을 줄이고 체력부담이 적은 오픈공격의 비중을 높였다. 케이타가 시즌 끝까지 어떻게 해주느냐는 KB손해보험의 ‘봄 배구’ 진출 여부와 직결된다.
3라운드 동안 3차례 풀세트 경기를 치르고 지난달 31일 대한항공과는 무려 2시간33분의 전쟁을 벌였던 한국전력도 비슷한 처지다. 최근 주축선수들의 체력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특히 박철우는 풀세트 경기를 치른 다음 경기에선 후유증이 확연했다. 신영석, 황동일 등도 적지 않은 나이라 4라운드 초반이 고비이기는 했다. 한 박자 쉬어간 뒤 8일 KB손해보험을 상대한다. 봄 배구를 노리는 한국전력의 남은 시즌 변수 또한 체력이다.
지난달 29일 현대건설에 역전패를 당했던 흥국생명 역시 조정된 일정이 내심 흐뭇할 듯하다. 김연경, 이재영에게 공격이 쏠리는 상황에서 4세트 이후 김연경의 급격한 체력저하는 걱정스러웠다. 최근 연결이 불안정한 세터 이다영도 심신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했고, 부상 중인 김미연도 마찬가지다. 부담스러운 GS칼텍스전을 뒤로 미루고 8일 현대건설과 리턴매치를 벌인다.
IBK기업은행은 고열증세로 지난달 30일 GS칼텍스전에 결장했던 세터 조송화가 다음 경기를 준비할 충분한 시간을 얻어 고무적이다. 그날 무기력한 플레이로 김우재 감독을 화나게 만들었던 라자레바가 9일 KGC인삼공사전에서 심기일전해준다면 김천 원정경기(도로공사전)를 치르지 못하고 돌아오면서 날아간 하룻밤 숙박비용은 크게 아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