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임명옥. 스포츠동아DB
그러나 지난해 12월 1일 IBK기업은행전부터 최근 8경기에선 5승3패(승점 16)로 순항하며 어느덧 상위권 진입을 넘보고 있다. 5일 김천 KGC인삼공사전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이겨 순위를 4위까지 끌어올렸다. 플레이오프(PO) 진출의 마지노선인 3위 IBK기업은행(승점 24·8승8패)과 격차도 크지 않아 지금의 기세라면 충분히 역전을 노려볼 수 있다.
그 중심에는 리베로 임명옥(35)이 있다. V리그 출범 원년인 2005시즌부터 매 시즌 풀타임을 소화하며 꾸준함을 자랑해온 그가 도로공사 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리베로 포지션의 특성상 공격수들에게 가려지는 측면이 있지만, 임명옥의 존재감은 그 누구와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다. 2019~2020시즌에도 수비(세트당 9.602)와 리시브 효율(51.94%) 1위는 임명옥이었다. 팀이 하위권에서 허덕일 때도 흔들리지 않는 소나무처럼 늘 묵묵히 제 몫을 해냈다.
임명옥은 이번 시즌 여자부 리시브 효율(55.38%)과 디그(세트당 5.692), 수비(세트당 8.938) 부문에서 모두 압도적 1위에 올라있다. 무엇보다 30.31%의 높은 리시브 점유율 속에 만들어낸 기록이라 더욱 값지다. 381차례의 리시브 시도 중 어떻게든 받아낸 것이 아닌, 정확하게 세터에게 연결한 것만 225차례(정확도 59.06%)다. 웬만한 집중력으로는 이룰 수 없는 기록이다. 도로공사의 팀 리시브 효율이 39.3%에 불과한 사실을 고려하면, 임명옥의 가치는 더욱 올라간다.
엄청난 순발력으로 상대 공격을 받아내는 디그 능력도 여전히 살아있다. 팀 내 디그 점유율 또한 27.14%에 달한다. 리시브와 디그까지 그야말로 리베로의 교본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수비의 신’으로 불릴 만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