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켈시(오른쪽). 스포츠동아DB
그러나 지금은 당당히 ‘봄 배구’를 노릴 수 있는 위치까지 도약했다. 28일 현재 승점 30(9승12패)으로 봄 배구를 위한 마지노선인 3위에 올라있다. 4위와 5위를 오가며 호시탐탐 노리던 그 자리다. 특히 최근 6경기에선 승점 13(4승2패)을 챙겼을 정도로 전력이 탄탄하다. 선두를 질주 중인 흥국생명 캡틴 김연경도 “도로공사의 지금 경기력이 좋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도로공사의 경기력이 올라온 가장 큰 비결은 외국인선수 켈시의 ‘에이스화’다. 이제는 나머지 여자부 5개 구단 외국인선수 누구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세터 이고은과 호흡이 맞기 시작하면서부터 무서운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191㎝의 키를 앞세운 높은 타점과 다양한 공격 패턴이 켈시의 강력한 무기다. 오픈, 퀵오픈, 후위공격은 물론 시간차 공격도 가능하다.
켈시는 올 시즌 21경기에서 경기당 25.19점(총 529점)을 올리며 공격성공률 40.1%를 기록 중이다. 단순히 공격만 잘하는 게 아니다. 77.5%의 디그 정확도(236시도·183성공)를 뽐내며 수비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무엇보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경기력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1라운드 36.43%, 2라운드 36.96%였던 공격성공률은 3라운드 41.92%, 4라운드 45.64%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여자부 기준으로 45%가 넘는 공격성공률은 에이스의 상징과도 같다.
게다가 최근에는 박정아까지 살아나면서 공격 옵션이 한층 더 다양해졌다. 쉽지 않은 이단연결을 켈시가 어떻게든 해결하고, 리시브가 잘되면 속공과 시간차 등 다양한 옵션을 가동하며 득점 확률을 높이는 것이다. 이는 세터 이고은의 본궤도 진입과도 맥을 같이한다.
도로공사 김종민 감독 또한 켈시의 활약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트라이아웃 때부터 켈시의 높은 타점과 다양한 패턴의 공격을 눈여겨봤다”며 “지금은 자신감도 많이 올라왔고, 1·2라운드 때와 달리 스스로 목표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