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세르비아에 22-31 패
평준화된 유럽의 벽…예선탈락 유력
스페인 사라고사에서 열리는 제23회 세계남자핸드볼선수권대회는 한국 남자핸드볼의 향후 진로를 제시하는 무대다. 대표팀은 세계 16강을 목표로 잡고 출정했지만, 반드시 잡아야 했던 13일(한국시간) 세르비아전에서 22-31로 패해 상황이 어려워졌다. 객관적 전력상 예선탈락이 유력하다.
대표팀은 윤경신 백원철 이재우 등 그간 한국핸드볼을 이끌었던 슈퍼스타들 없이 이번 세계선수권에 나섰다. 윤경신 백원철은 대표팀에서 은퇴했고, 훈련까지 참가했던 이재우는 턱 부상 탓에 중도 탈락했다. 강일구 오윤석 박중규 등이 가세했지만, 대표팀 이상섭 감독은 철저히 세트플레이에 의존하는 핸드볼을 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키 플레이어’가 사라진 한국을 맞아 세르비아의 수비부담은 한결 가벼워졌다.
핸드볼 선수 출신인 체육과학연구원 윤성원 박사는 “윤경신 같은, 1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선수가 은퇴한 뒤 대표팀이 처음 나간 국제대회다. 한국은 키 플레이어가 사라진 반면 유럽은 과거보다 전력이 더 평준화됐다”고 진단했다.
세계선수권을 통해 남자핸드볼이 장기적으로 영재육성 프로그램을 가동하지 않으면 세계적 강호는 물론 아시아 최강자의 자리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이번 세계선수권은 남자핸드볼에 처절한 현실인식을 안겨주게 됐다.
김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