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선 탈락후보 지지표가 ‘캐스팅보트’

정몽규-허승표 2강…12표 안팎 확보 자체 분석
1차서 과반 실패땐 김회장·윤의원 지지표 변수
후보단일화 등 변수따라 대의원들 돌아설수도
결선투표 동수땐 연장자 우선 규정 허회장 당선

4명의 후보가 차기 대한축구협회장 자리를 놓고 다투게 됐다. ‘양 강’으로 꼽히는 정몽규(51)현대산업개발회장과 허승표(67)피플웍스 회장이 마감일인 14일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 9일 가장 먼저 등록을 끝낸 김석한(59) 전 중등연맹회장(기호 1번)에 이어 정 회장이 두 번째로 등록해 기호 2번이 됐다. 허 회장이 기호 3번, 마지막으로 등록한 새누리당 윤상현(51)의원이 기호 4번이다. 유례없는 4파전이 된 이번 선거의 판세를 Q&A로 풀어본다.


Q : 출마를 선언한 5명 중 안종복 남북체육교류협회장이 유일하게 후보 등록을 못 했는데.

A : 후보등록을 위해서는 협회 산하 8명의 연맹 단체장(초등, 중등, 고등, 대학, 실업, 풋살, 여자, 프로)과 16명의 시도협회장(서울, 경기, 대전, 충북, 충남, 강원, 전북, 전남, 경남, 경북, 부산, 대구, 제주, 울산, 광주, 인천) 등 24명 대의원 중 3명 이상에게 추천서를 받아야 한다. 복수 추천은 안 된다. 3명의 추천을 받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 4년 전 강성종 전 민주당 의원은 추천서 2장(당시엔 2명 이상 추천이었음)을 받지 못해 포기했다. 참고로 회장에 선출되려면 1월28일 대의원 총회에서 24명 중 과반수인 13표 이상을 얻어야 한다. 이번처럼 다수 후보가 출마했을 경우 1차 투표에서 과반수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득표자 2명을 대상으로 결선투표가 벌어진다.


Q : 4명의 후보가 최소 3표씩은 확보한 것인가.

A : 그렇지 않다. 대의원들이 추천서를 써준 해당 후보를 1차 지지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앞으로 2주 동안 단일화 등 다양한 변수가 있다. 또 대의원들은 자신의 표가 낙선자에게 가는 것에 큰 거부감을 갖고 있다. 추천서를 써 준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면 대의원들은 얼마든지 돌아설 수 있다.

Q : 현재 판세는.

A : 추천서를 받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김 회장과 윤 의원도 후보 등록에 성공했다. 그러나 여전히 정몽규-허승표 2강 구도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두 후보는 자체적으로 12표 안팎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표심의 방향은 투표일까지 안개속이다. 대의원 표는 24장인데, 각 후보가 내놓은 예상 득표를 합해보면 30장은 족히 넘는다. 득표는 말할 것도 없고 막판 치명적인 변수를 만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1차 대결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안 나오면 정 회장과 허 회장이 결선투표를 벌일 것이고 이 때 김 회장과 윤 의원을 지지했던 대의원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가 당락을 좌우할 수 있다.


Q : 만약 결선투표에서도 동수가 나오면.

A : 선거관리규정 19조 3항은 ‘연장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4년 전 선거에서는 결선투표 동수에 대한 구체적인 조항이 없었는데, 조중연 집행부가 작년 10월 이사회에서 ‘연장자 우선’ 규정을 신설했다. 흥미로운 점은 조중연 회장은 1946년 1월18일생, 허승표 회장은 1946년 12월28일생이라는 것이다. 프로필상 조 회장이 연장자다. 이사회가 열렸던 작년 10월은 조 회장이 재선을 염두에 두고 있을 시점이었다. ‘조 회장이 허 회장과 결선투표를 벌여 12대12 동수가 나올 경우 이기기 위해 마련한 최종 안전장치가 연장자 우선 규정이다’는 소문도 들린다. 사실이라면 조 회장 스스로 발등을 찍은 셈이다. 조 회장이 재선을 포기하면서 4명의 후보자 중 가장 연장자는 허 회장이다. 허 회장은 2차 결선투표에서 12표만 얻어도 당선된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