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왕 이강돈 “승리투수 난생 처음”

입력 2013-12-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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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돈 천안북일고 감독이 8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2013 야구대제전’ 연예인 야구단 한과의 특별 이벤트 경기 3회 구원투수로 등판해 피칭을 하고 있다. 포항|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고교감독팀 vs 연예인팀 ‘한(恨)’

통산 1217경기1132안타 ‘왕년의 강타자’
3회말 3번째 투수 등판…1.2이닝 무실점
“오랜만에 모교유니폼 추억 떠올라 흐뭇”

“야구인생 40년 만에 처음으로 승리투수가 됐네요.”

빙그레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뇌관이었던 왕년의 강타자가 마운드에서 숨겨진 실력을 마음껏 발휘했다.

8일 포항구장에선 ‘2013 야구대제전(스포츠동아·대한야구협회·유스트림코리아 공동 주최)’ 4일째 경기가 열렸다. 이날 일정 가운데는 고교감독 선발팀과 연예인 야구단 ‘한’(恨)의 이벤트 경기도 관심을 끌었다. 천안북일고 이강돈(52) 감독은 2-1로 앞선 3회말 1사 1·3루 위기에서 팀의 3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해 1.2이닝 동안 무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빠른 공을 구사한 것은 아니었지만, 타이밍을 빼앗는 커브와 안정적인 제구력이 돋보였다. 결국 고교감독 선발팀은 4-2로 이겼고, 승리투수의 영예는 이 감독에게 돌아갔다.

이 감독은 1986년 빙그레에서 데뷔해 1997년 한화에서 은퇴할 때까지 통산 121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4, 1132안타를 기록한 강타자다. 1989∼1990시즌 2년 연속 최다안타 1위에 올랐고, 1988∼1990시즌 3년 연속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됐다. 1987년 8월 27일 잠실 OB전에선 역대 2번째로 사이클링 히트를 작성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대구상고(현 상원고) 시절에는 투수를 해본 적이 거의 없다. 포항중학교에 다닐 때는 종종 마운드에 섰지만, 승리투수가 된 기억은 없는 것 같다. 야구대제전에서 생애 첫 승리투수 경험을 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야구대제전이 열린 포항은 그의 고향이기도 해 기쁨은 두 배였다.

이 감독은 이어 열린 세광고-상원고의 8강전 7회말 대타로 출전해 강화영(두산)을 상대로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때리며 녹슬지 않은 타격실력도 뽐냈다. 헤드퍼스트슬라이딩으로 2루를 파고드는 허슬플레이로 후배들의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그는 “이제 타석에서 투수와 눈만 마주쳐도 어색하다. 시속 135km 이상의 공은 몸이 잘 반응하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맞히는 재주 하나로 공을 쳤다. 학생선수들이 보고 있어 헤드퍼스트슬라이딩까지 했다. 오랜만에 모교(상원고)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서니 옛 추억들이 떠올라 흐뭇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포항|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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