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스포츠동아DB
“리프니츠카야 금 유력”→“김연아가 이길 것”
소치의 공기가 달라졌다. ‘피겨 여왕’ 김연아(24·올댓스포츠)의 소치 입성과 함께 과열됐던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6·러시아)에 대한 경계경보도 서서히 잦아들고 있다. “김연아에게 경쟁자가 나타났다”는 평가는 어느새 “그래도 역시 김연아가 최고”라는 찬사로 바뀌었다. 김연아가 소치에 도착하던 13일(한국시간) 새벽 소치공항 입국장에는 100여명의 국내외 취재진이 몰려 폭발적 관심을 입증하기도 했다.
● 김연아의 소치 입성과 함께 ‘찬사 퍼레이드’도 재개
김연아에 대한 찬사 퍼레이드도 다시 시작됐다. 피겨스케이팅의 전설들과 외신들이 앞 다퉈 김연아를 칭송하고 있다. 1976인스부르크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인 도로시 해밀은 11일(한국시간) 공개된 미국 주간지 퍼레이드와의 인터뷰에서 “김연아의 경기를 빨리 보고 싶다. 김연아가 최상의 상태라면 그 누구도 넘어설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밀은 피겨 명예의 전당에도 이름을 올린 ‘레전드’다. 영국 BBC의 해설자이자 1980레이크플래시드동계올림픽 남자 싱글 금메달리스트인 로빈 커즌스도 12일 ‘미국의 소리(VOA)’ 방송 인터넷판을 통해 “김연아는 얼음 위에서 자신이 늘 하던 대로 연기할 것이다. 한국에서 열린 대회(1월 종합선수권대회)처럼만 한다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김연아가 이번 시즌 큰 규모의 국제대회에 나간 적이 없지만, 인터넷을 통해 연기를 다 봤다. 최근 보여준 연기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칭찬했다.
이뿐 아니다. 프랑스의 유력지 르 몽드도 ‘여왕의 마지막 경기’라는 헤드라인과 함께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스타로 김연아를 선정하면서 “한국은 (김연아를 통해) 피겨 예술의 탁월함을 보여주고 있지만 피겨 발전을 위한 정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 김연아 개인의 재능이 한국을 피겨 강국으로 만들었다”고 썼다.
● 완벽한 연기 펼친다면? “승자는 김연아가 될 것”
그동안 러시아의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은 리프니츠카야가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섰다면, 김연아의 소치 도착과 동시에 현장과 외신의 분위기도 사뭇 달라진 모양새다. 그만큼 김연아는 여전히 독보적 존재다. 특히 자신의 목표인 ‘클린 프로그램’에 성공했을 때는 더 그렇다. 2010밴쿠버동계올림픽의 신화(쇼트프로그램 78.50점·프리스케이팅 150.06점·합계 228.56점)는 4년 전의 결과라 하더라도, 불과 1년 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기록한 프리스케이팅 점수(148.34점)가 그 차이를 증명한다. 당시 김연아의 기술점수 74.73점 가운데 수행점수(GOE) 가산점이 무려 16.51점. 점프 과제 7개에서 총 10.23점의 가산점을 얻어낸 결과였다. 예술점수도 마찬가지다. 스케이팅 기술, 연기·수행, 안무·구성, 해석에서 모두 9점대 점수를 받았다. 연기·수행과 해석에선 각각 2명의 심판이 최고점인 10점을 안겼을 정도다.
물론 리프니츠카야가 경계 대상이자 호적수인 것만은 분명하다. 피겨 전설인 해밀과 커즌스도 리프니츠카야에 대해 “대담하게 점프하고 스핀도 예술적이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만 아직은 모든 면에서 완성된 베테랑 김연아가 한 수 위라는 의미다. 이전에는 김연아가 ‘실수를 해도’ 1위였다면, 이번 대회에선 ‘실수가 없어야’ 금메달을 장담할 수 있다는 게 달라졌을 뿐이다.
단지 소치에 나타났다는 이유만으로도 관심을 집중시키는 ‘피겨 여왕’. 김연아는 20일 0시 시작되는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와 함께 마지막 올림픽을 맞는다.
소치|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