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가시와 악연 반드시 끊는다”

입력 2015-02-24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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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현대 최강희 감독(왼쪽)과 권순태가 가시와 레이솔(일본)과의 2015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을 하루 앞둔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유심히 듣고 있다. 사진제공|전북현대

전북현대 최강희 감독(왼쪽)과 권순태가 가시와 레이솔(일본)과의 2015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을 하루 앞둔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유심히 듣고 있다. 사진제공|전북현대

■ K리그 구단들, 아시아정복 ‘리벤지 프로젝트’ 시작됐다

전북 오늘 가시와전…4차례 패배 복수 찬스
서울, 2년전 우승 뺏긴 광저우와 25일 대결
최용수 감독 “광저우와 당당히 맞서겠다”

K리그의 아시아 정복 프로젝트가 드디어 시작된다.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이 24∼25일 일제히 열린다. K리그에선 클래식(1부리그) 4개 구단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정규리그 챔피언 전북현대(E조)와 FA컵 우승팀 성남FC(F조), 정규리그 2·3위 수원삼성(G조)과 FC서울(H조)이 출전한다.

4개 팀의 목표는 동일하다. 이구동성으로 정상 등극을 외친다. 상당한 부(우승 상금 150만 달러)와 아시아 최강 클럽이라는 명예, 보너스로 연말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출전권이 주어지는 챔피언스리그는 다른 어떤 대회와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올해 대회에 나설 K리그 4개 팀 가운데 아시아클럽선수권과 아시아 컵위너스컵이 통합돼 2002∼2003시즌 출범한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팀은 전북(2006년)과 성남(2010년·일화)뿐이다. 그밖에는 포항 스틸러스(2009년)와 울산현대(2012년)가 한 차례씩 정상에 선 바 있다. 아시아클럽선수권에서 2차례 우승을 경험한 수원은 4강, 서울은 준우승이 챔피언스리그 역대 최고 성적이다.

이렇든 모든 출전 팀들에 숨은 스토리가 존재하지만 전북과 서울의 행보가 특히 관심을 끈다. 두 팀은 각각 일본 J리그 가시와 레이솔(이하 한국시간·24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 중국 슈퍼리그 광저우 에버그란데(25일 오후 9시 톈허스타디움)와 마주친다. 이 2경기의 핵심 키워드는 ‘악연’과 ‘복수’다.

2006년 우승에 이어 2011년 준우승을 차지하며 아시아 무대를 호령해온 전북은 가시와가 얄밉다. 챔피언스리그에서 4번 만나 모두 무릎을 꿇었다. 2012년 대회 조별리그에선 1-5(원정), 0-2(홈)로 2전패를 당했고 이듬해 16강전에서 또 마주쳐 홈과 원정에서 0-2, 2-3으로 모두 졌다.

물론 그 때와 지금은 다르다. 무엇보다 전북에는 ‘우승청부업자’ 최강희 감독이 있다. 가시와에 패할 당시 최 감독은 자리에 없었다. 의도치 않게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외도를 떠난 탓에 이흥실(현 안산 경찰청 감독), 파비오(전북 피지컬 코치) 감독대행이 팀을 이끌었다.

게다가 가시와의 위상은 예전만 못하다. 촌부리FC(태국)와의 대회 플레이오프(PO)에서 연장 혈투까지 치르며 힘겹게 본선에 합류했다.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로 완벽한 우승을 일군 전북과는 차이가 있다. 최 감독은 대회 조추첨이 끝나고, 가시와와 같은 조로 편성될 가능성이 제기될 때부터 “가시와가 (PO를 거쳐 본선에) 올라와야 한다. 다른 팀을 만나는 건 의미 없다. 올해야말로 악연을 끊어줄 때”라며 필승을 다짐했다. 한 번 지면 배로 돌려줘야 직성이 풀리는 최 감독의 당찬 일성은 경기 전날(23일)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계속됐다. “과거는 마음속에서 지웠다. 우린 기분 나쁜 징크스를 계속 깨왔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23일 광저우로 떠난 서울도 2년 전을 떠올리고 있다. 2013시즌은 대단히 아쉬웠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단판이던 결승이 다시 홈&어웨이 방식으로 바뀐 첫 해였다. 4강전까지 승승장구한 서울은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결승에서 광저우에 우승을 내줬다.

사실 지지도 않았다. 전력상 한 수 위로 평가받던 광저우를 상대로 홈 1차전에서 2-2로 비긴 뒤 원정 2차전에서 다시 1-1 무승부를 거뒀다. 아쉽게도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우승트로피를 놓쳤다.

17일 안방에서 열린 PO에서 하노이T&T(베트남)를 7-0으로 완파해 본선 티켓을 따낸 뒤 서울 최용수 감독은 “엄청난 자금력으로 호화 전력을 갖춘 광저우는 강력한 우승 후보지만, 스포츠계에 ‘공은 둥글다’라는 말이 있다. 쉽지 않아도 당당히 맞서겠다”며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25일 오후 7시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수원과 우라와 레즈(일본)의 승부는 복수와는 또 다른 관점에서 시선을 모으고 있다. 공통점이 많다. 2000년대까지 승승장구하다 2010년대로 접어들며 다소 주춤하던 양 팀은 지난해 각각 리그 2위에 오르며 과거의 명성을 얼마간 되찾았다. 두 팀 모두 최고의 팬들을 지닌 만큼 장외혈투 또한 기대감을 낳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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