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융브랜드 FIBA 심판위원장. 사진제공|KBL
트래블링·핸드체킹 등 집중교육 진행
경기후 판정분석 심판시스템은 칭찬
국제농구연맹(FIBA) 심판 캠프가 열린 20일 고양체육관. FIBA 심판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진행된 연습경기에서 판정을 책임진 3명의 심판과 수시로 소통했다. 작전타임 등으로 경기가 끊어지면 심판들을 모아 앞서 벌어졌던 상황과 판정, 심판의 위치 등에 대해 조언했다. 경기 전체 영상을 촬영하고, 이를 편집해 이론 교육 때 활용하는 방식으로 이번 캠프가 진행됐다. 심판 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칼 융브랜드(핀란드·사진) FIBA 심판위원장은 “한국 심판들은 기본적인 실력을 갖췄다. 특히 기술적인 부분이 좋았다. 하지만 판정 기준과 일관성 부분에선 보완해야 할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고 솔직히 말했다.
● 판정 기준과 일관성 강화의 필요성
융브랜드 위원장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3번째다. 지난해 8월과 11월 KBL 경기를 관전했고, 이번에는 캠프를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지난해 KBL 경기를 보면서 심판들이 기술적으로는 좋지만, 판정 기준과 일관성에 있어 아쉬움이 있다고 느꼈다. 예를 들면 지난해에는 심판들이 트래블링에 관대했다. 대표팀이 트래블링 때문에 국제대회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면 누가 책임을 지나. 그런 부분 때문이라도 판정 기준과 일관성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트래블링과 핸드체킹 등을 집중적으로 교육했다. 캠프를 진행하면서 심판들이 빠르게 이해했고, 실기 수업에서 많이 나아진 모습이었다. 다음 시즌에도 일관성 있게 유지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인상적인 KBL의 심판 시스템
융브랜드 위원장은 KBL의 심판 시스템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KBL은 경기를 마치면 판정에 대해 분석하고, 이를 다른 심판들과 공유하는 방식으로 교육 시스템을 마련했다. 사실 다른 나라에선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시스템이다. 굉장히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나라에선 심판이 배정을 받지 않으면 쉬거나 다른 일을 한다. 하지만 KBL은 전임심판제를 하면서 꾸준히 교육한다. 그 덕분에 심판들이 기술적으로 아주 좋은 레벨에 있다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또 “이론 교육 시간에 우리가 강의하는 내용에 대해 참가한 심판 모두가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그런 열의가 있어 이번 캠프가 더 효율적으로 진행된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 국제무대로 진출하는 한국 심판들
한국 심판들은 그동안 국제무대에서 좀처럼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서서히 개설될 움직임이 포착됐다. KBL 소속 황인태 심판이 올해 8월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심판으로 뽑혔다. 융브랜드 위원장은 “이전까지는 FIBA가 한국 심판들에게 관심을 갖지 않았던 이유도 있고, KBL 경기도 잘 지켜보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2년간 KBL과 교류하면서 한국 심판들의 기량이 좋다고 판단했다. 지금처럼 좋은 시스템으로 교육에 많이 신경을 쓰면 한국 심판들을 국제무대에 부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칭찬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소통 부족을 자주 지적받는 KBL 심판들에게 “감독, 선수와 서로 존중하면서 대화하면 된다. 이는 규정과 상관없는 부분이다. 서로에 대한 신뢰를 갖춰나가면 될 문제다”고 조언했다.
고양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