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성근 감독(가운데). 스포츠동아DB
두산 넥센 포함 서울팀 상대로 6승31패로 -15
나머지 6개팀 상대로는 26승23패로 5할 웃돌아
잠실 5연패, 서울팀 포비아에서 벗어날지 관심
7월 들어 고공비행을 하던 한화가 또다시 LG에 덜미를 잡히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무엇보다 ‘서울 울렁증’과 ‘서울팀 포비아’를 극복하지 못한 점이 뼈아프다.
한화는 12일 잠실에서 LG에 4-1로 앞서다 4-5로 역전패를 당했다. 다 잡았던 승리를 날렸다. 시즌 내내 꼴찌로 처져 있다 최근 4연승(1무 포함)의 기세를 타며 8위로 올라선 한화는 이날 LG에 이겼다면 7위까지 도약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통한의 역전패를 당하면서 다시 9위로 후진했다. 이날 kt가 수원에서 넥센에 역전패한 덕분에 꼴찌 추락은 면했다.
한화는 올 시즌 유난히 ‘서울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날까지 LG에게만 상대적전에서 2승6패를 기록하게 됐다. 특히 LG는 출발부터 악몽을 안겨준 상대였다. 4월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시즌 개막전에서 연장 12회 혈전 끝에 4-5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고, 이튿날인 4월 2일에도 연장 11회에 7-8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이틀간 무려 9시간55분, 23이닝의 혈전을 치르고도 손에 쥔 결과물은 개막 2연패였다. 어쩌면 한화의 올 시즌 부진은 여기서부터 비롯됐는지도 모른다.
4월 15일과 17일 안방 대전에서 LG를 만나서도 2연패를 당해 LG전 4연패를 기록하던 한화는 6월 10~12 대전 3연전에서 2승1패로 위닝시리즈에 성공하면서 상대전적 2승5패를 기록하게 됐다. 그런데 이날 다시 잠실에서 LG에 역전패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LG를 상대로 2승6패로 승패 마진 -4를 기록하게 됐다.
한화의 ‘서울 울렁증’은 LG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다. 두산에게는 올 시즌 아예 7전 전패를 기록하고 있다. 4월 12~14일 대전에서 3연패를 당했고, 22~24일 잠실에서 또 3연패했다. 그리고 이달 초 우천으로 인해 2일 1경기만 대전에서 치렀는데, 다시 패했다. 이날 LG에 패하기 전까지 7월 들어 유일한 패배가 바로 2일 대전 두산전 1-4 패배였다.
한화는 잠실 두 팀뿐 아니라 또 다른 서울팀인 넥센에게도 힘을 못 쓰고 있다. 상대전적 4승8패다. 4차례 3연전에서 모두 1승2패를 기록했다. 그 중 3차례는 먼저 승리를 거두고도 루징시리즈를 만들어버렸다. 대전에서 1승2패, 제2 홈구장인 청주에서 1승2패, 고척에서 2승4패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한화는 결국 서울 3팀을 상대로 올 시즌 29경기를 치러 6승21패, 승률 0.207을 기록 중이다. 승패 마진이 -15다. 시즌 44패 중 무려 44.7%를 서울 3팀에게 당했다. 나머지 6개 팀을 상대로는 26승23패로 오히려 5할을 웃돌고 있다.
한화는 이날 잠실에서 패하면서 올 시즌 잠실 5전 전패의 악몽까지 이어가게 됐다. 과연 한화가 ‘잠실 울렁증’과 ‘서울팀 포비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13일과 14일 결과가 궁금하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