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정수빈. 스포츠동아DB
냉정하게 실력 위주로 선수를 중용하는 김태형 감독은 언젠가부터 정수빈을 주전에서 뺐다. 지난해 우승 이후 김현수가 메이저리그 볼티모어로 이적해 정수빈의 입지는 더욱 넓어지는 줄 알았는데 세간의 예상을 빗나갔다. 두산에서는 김재환, 박건우라는 새로운 주전들이 나타났고, 정수빈은 벤치에 앉는 시간이 많았다.
KS에서도 두산 외야진은 좌익수 김재환~중견수 민병헌~우익수 박건우로 짜여질 것이 유력하다. 그러나 주전은 아니어도 정수빈의 쓰임새는 여전하다. 점점 능력이 많이 향상됐지만 김재환의 좌익수 수비는 두산의 불안요소다. 김재환이 좌익수를 맡아줘야 오재일과 에반스를 1루수와 지명타자로 동시에 쓸 수 있기 때문에 이런 포석을 가동하지만 불안감은 어쩔 수 없다.
그래서 두산이 중반 이후 흐름에서 앞서면 대수비 정수빈의 기용폭이 발생한다. 또 정수빈은 한 시즌 30도루 이상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스피드와 센스가 빼어나기에 대수비 요원도 가능하다. 기복이 있는 편이지만 타격실력이 특별히 떨어지는 선수도 아니어서 중간에 집어넣어도 공격력 저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정수빈은 KS를 끝으로 경찰야구단에 입대해 병역 의무를 수행한다. 정수빈 앞에 2016년 두산에 남기로 한 결정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줄 수 있는 마지막, 그리고 가장 큰 무대가 열렸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