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발급도 철퇴, 강정호 운명 어떻게 되나

입력 2017-03-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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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국대사관은 최근 음주운전 뺑소니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후 항소 중인 강정호(피츠버그)에 대한 취업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강정호는 경찰수사와 재판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하지 못했고 시범경기도 뛰지 못했다. 이제 비자가 없어 미국행 비행기에도 오르지 못하는 상황이다. 동아닷컴DB

그야말로 최악의 시나리오다. 피츠버그 강정호(30)가 미국 취업비자 발급을 거절당했다. 이제는 개막전이 아닌 메이저리그(ML) 입성 여부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24일 한 매체를 통해 강정호가 미국 취업비자 발급을 거절당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파문이 일파만파 커졌다. 일반적으로 미국 취업비자 발급을 거절당하면 미비된 서류를 보완해 다시 신청할 수 있는데, 강정호의 경우는 이것이 힘든 상황이다. 음주운전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비자 발급을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강정호가 1심 결과에 불복하고 항소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항소심에서 징역형이 아닌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다시 취업비자를 신청할 여지가 생기지만, 그렇다고 음주운전이라는 죄목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향후 전망을 낙관할 수만은 없다.

강정호는 지난해 12월 2일 혈중알코올농도 0.084%의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가 서울 삼성역 사거리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로 벌금 1500만원에 약식 기소됐지만, 3일 1심 판결에서 징역 8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강정호는 이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1심에서 징역형을 받는 바람에 취업비자 발급이 어려워진 것을 고려한 조치다.

이미 4월 4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펜웨이파크에서 열리는 보스턴과 메이저리그 개막전 출전은 물 건너간 지 오래다. 애초 피츠버그 구단은 취업비자 발급 여부에 대해 “희망적이다. 강정호가 돌아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낙관했지만, 이는 구단이 아닌 미국 정부가 결정할 문제다. 따라서 강정호의 조기 복귀는 물거품이 됐다. 프랭크 코넬리 피츠버그 구단주는 25일 구단 성명을 통해 “강정호가 아직 취업비자를 받지 못했다. 강정호측과 함께 미국 정부가 원하는 조건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루빨리 비자를 받길 바란다”고 전했다.

극적으로 취업비자를 받아 미국에 입국한다 해도 여러 과제가 남아있다. 알코올 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하고, 구단의 자체징계도 피할 수 없다. 최악의 경우 취업비자 발급을 또 다시 거절당하게 되면, 올 시즌뿐만 아니라 ML에서 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미국 CBS스포츠는 “취업비자를 발급 받을 때까지 한 시즌을 쉴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피츠버그 구단은 12일 강정호를 제한선수 명단(Restricted list)에 올렸다. 제한선수는 부상자 명단에 오른 선수와 달리 복귀 시점에는 제약이 없지만, 25인은 물론 40인 로스터에서도 제외된다. 또 이 명단에 등재된 기간에는 급여 지급도 중단된다. 강정호의 빈자리인 3루에는 데이비드 프리즈가 나설 전망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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