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최형우(오른쪽)와 두산 김재환 두 4번타자의 화력에 따라 한국시리즈 우승컵의 향배가 움직일 것이다. 두 타자는 포수 출신에 우투좌타 좌익수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타고투저의 흐름이 강한 2017년 포스트시즌에서 두 타자 해결능력의 중요도는 더욱 올라가고 있다.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KIA와 두산이 KBO리그 36년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시리즈(KS)에서 격돌한다. 정규리그 1위 KIA와 2위 두산이 제대로 만났다. 하나의 우승컵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두 팀의 공통점은 ‘대체불가’ 리그 최정상급 좌타 4번 타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 특별한 점은 KIA 4번 최형우(34)와 두산 4번 김재환(29)의 같은 듯 다른 독특한 이력이다.
최형우와 김재환은 강력한 선발진을 보유한 두 팀이 맞붙는 이번 KS에서 그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장타 한방으로 승부가 가려질 수 있기 때문에 둘 모두 상대팀의 경계대상 1호다.
최형우, 김재환의 첫 번째 공통점은 모두 포수출신이라는 점이다. 모두 빠른 스윙 속도와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장타를 생산하는 능력을 갖췄다. 수 싸움에도 매우 능하다. 고교시절까지 포수였고 프로 입단 후에도 상당 기간 포수로 뛴 경험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KIA 최형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두 번째 공통점은 포수로 빛을 보지 못해 오랜 시간 무명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고 외야수로 포지션을 옮겨 대형 타자로 성공했다는 점이다. 수비 위치도 좌익수로 똑같다. 우투좌타라는 점도 같다.
최형우는 올 시즌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2에 176안타 26홈런 120타점 OPS 1.026을 올렸다. 김재환은 144경기에서 타율 0.340을 마크하고 185안타 35홈런 115타점을 기록했다. OPS는 1.032였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홈런생산능력이 뛰어난 거포지만 교타자에 뒤지지 않는 높은 타율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다. 기록적인 지표는 그만큼 두 4번타자의 약점이 매우 적다는 것을 보여준다.
두산 김재환. 스포츠동아DB
큰 무대에서의 경험은 최형우가 앞선다. 삼성 소속으로 무려 6차례나 KS무대에 올라 33경기 125타수를 소화했다. KS 통산 성적은 타율 0.232 29안타 4홈런 17타점이다. 김재환은 경험에서는 뒤지지만 KS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처음으로 KS 무대에 올라 4경기에서 홈런 2방을 터트렸다.
올해 한국 프로야구는 전반적으로 타자들이 투수를 압도했다. 포스트시즌에 들어서는 더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을 보이고 있다. 장타 한방이 터지면 투수들은 자신만의 스트라이크존을 잃고 흔들리게 마련이다. 그만큼 팀 타선의 중심인 포수출신 우투좌타 거포 좌익수 4번 최형우와 김재환의 활약이 중요하다. 둘의 방망이에 우승컵의 주인공이 달라질 수 있다.
통산 11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KIA와 3년 연속, 통산 6번째 챔피언을 노리는 두산의 KS 1차전은 25일 오후 6시30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진다.
광주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