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을 만나다] 롯데 이윤원 단장, “FA 투자는 부산팬 향한 진정성”

입력 2018-02-0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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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말부터 롯데 야구단 살림을 맡은 이윤원 단장은 체질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신상필벌 방침을 통해 내부 분위기를 다잡았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팀 전력을 살찌웠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2014년 말부터 롯데 야구단 살림을 맡은 이윤원 단장은 체질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인물이란 평가를 받는다. 신상필벌 방침을 통해 내부 분위기를 다잡았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팀 전력을 살찌웠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GM(General Manager·단장) 야구’ 시대다. 한국프로야구도 시간이 흐를수록 메이저리그처럼 현장보다는 프런트 쪽으로 점차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프런트의 중심은 단연 단장이다. 스포츠동아는 오프시즌을 맞아 프로야구 10개 구단 단장들을 차례로 만나 구단의 당면과제와 장기비전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윤원(51) 단장은 롯데 자이언츠의 프레임을 바꾸는데 큰 기여를 했다. 롯데 야구단이 혹독한 시련에 처했던 2014년 겨울 프런트 수장으로 취임한 이래 3시즌에 걸쳐 이미지와 체질을 바꿔나갔다. 어느덧 이 단장은 KBO리그에서 두산 김태룡 단장 다음으로 경력을 쌓았다. 그 시간 속에서 롯데는 ‘통 큰 야구단’의 컬러로 인식의 전환을 시작했다. 현장과 프런트에 신상필벌의 문화가 강해졌다. 롯데그룹 차원에서 야구단을 운영할 필연성을 팬들에게 어필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이 단장은 그 생각을 실천하는 실행자였다. 대형투자를 감행한 뒤, 롯데에는 안도감이 아니라 비장함마저 감돈다. 비시즌임에도 서울에 올라올 틈조차 없는 이 단장을 부산에서 만났다.

롯데 이윤원 단장(오른쪽).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이윤원 단장(오른쪽).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 FA 대형투자는 롯데팬들 향한 진정성

-3년 동안 프리에이전트(FA) 영입만 476억원을 썼다.


“목적은 전력 강화가 맞다. 다만 그 이면을 보면 ‘롯데가 연고지 부산팬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에 관한 의지와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어 한 것으로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실행은 내가 했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그룹에서 결단하지 않았으면 이 정도 금액이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룹의 통 큰 배려가 전제되었겠지만, 결국 ‘어떻게 쓰느냐’는 프런트의 몫이었다.




“일단 롯데에 오고 싶어 한 선수들이 있었다. 그리고 선수의 마음이 움직이도록 줄 수 있는 그룹의 지원이 있었다. 프런트는 그 접점을 확인하고 연결했을 뿐이다. 덕분에 쉽지 않았지만 잘 풀릴 수 있었다.”


-롯데를 향한 기대치가 올라간 것은 현실이다.

“조원우 감독의 ‘관리야구’에 감사한다. 감독님 입장에서 이기고 싶을텐데 트레이닝 파트의 의견을 존중해준다. 팀이 어려워도 선수 혹사가 없었다. 아주 걱정이 없진 않지만 투수 쪽은 좀 낫다. 포수 포지션에서 아쉬움이 없진 않지만 결과는 결과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다 보니 채태인까지 영입했다. 아직도 부족한 것을 느낀다. 계속해서 시즌 중이라도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무작정 ‘잘하자’가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현장과 얘기하며 채워가겠다. 조금 더 높은 곳(한국시리즈)을 바라보겠다.”


-FA 영입이 많았다는 것은 그만큼 롯데 내부 자원이 빈약했다는 반증이다.

“인정한다. 스카우팅에서 실수가 있었다. 3루수와 포수 쪽은 벌써 시험무대가 열렸다. 코칭스태프와 프런트의 공유 속에서 (육성) 시스템을 안정화하고, 동기부여에 신경 쓰겠다. 윤성빈, 한동희 등 유망주들 못 키웠다는 소리 듣지 않게 하겠다. 10년 이상 봐야 할 선수들이다. 늦게 출발해도 길게, 임팩트 있게 가는 선수로 키울 방침이다.”

롯데 이윤원 단장(가운데).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이윤원 단장(가운데).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 신상필벌은 강한 프런트의 조건

-단장으로서 4번째 시즌을 맞는다.


“시행착오가 많았다. ‘3년을 했으니 안다’고 말은 못해도 이해 폭은 넓어졌다. 프런트에 말한다. ‘선수들이 집보다 야구장 오는 것을 더 좋아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고.’ 떠받들라는 말이 아니라 그런 여건을 만들라는 뜻이다. 철저히 프로답게 잘한 선수, 못한 선수를 평가할 것이다. 그것이 프런트의 권한이다. 단, 선수를 대할 때는 존중을 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야구단 프런트는 아직 작은 조직이다. 인력 풀에서 제한을 받는다. 그래도 최대한 업무 순환을 시켜서 서로를 이해하는 강한 프런트를 만들고 싶다.”


-신상필벌 문화가 강해졌다.

“지금까지 롯데는 (연공서열) 정서가 강했다. 그러다 운영에 발목 잡힐 때가 있었다. 기준에 못 미칠 때는 과감해질 필요가 있더라. 선수 개인에게 미안해도 구단이라는 큰 배를 움직이기 위해서, 그렇지 않으면 자극이 안 된다. 기량이 떨어진 고참 선수가 2군에 오래 있으면 팀 전체에 도움이 안 된다. 2군에는 2군의 분위기가 있다. 모질게 보여도 프로라면 가져가야 할 가치가 있다.”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소통이 아니라 진심이 통해야 소통’이라고 들었다.

“(김창락) 사장님부터 많이 듣는다. ‘이건 안 된다’고 끊지 말고 ‘왜’를 이해시키는 것이 소통의 목적이다. 그래야 앙금이 안 남는다. 단장이라고 다 들어줄 순 없다. 되는 것은 시원하게 해주고, 안 되는 것은 설명을 해서 이해를 끌어내려고 한다.”


-조 감독과의 계약이 3년 연장됐다. 무엇을 추구하나?

“감독님이 전에는 당장의 전력강화를 중시했다. 그러나 지금은 선수를 어떻게 만들어갈 지를 얘기한다, 2년과 3년 계약의 차이를 느낀다. 이제 팀을 파악 했고, 강, 약점을 아니까 장기 플랜을 짤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 사직구장 인프라 혁신을 위한 바람

-아무리 롯데가 부산이라는 야구도시를 연고지로 해도 흑자까지는 요원할 듯하다.


“마케팅은 사장님이 신경 많이 쓰신다. 부산지역 팬들은 롯데 자이언츠에 자산이자 축복이다. 그 기대치에 그동안 동떨어지게 해서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세계적으로 봐도 이런 팬 분들이 없다. 이용하기보다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지난해 ‘부산 사랑의 날’ 페스티벌도 그런 맥락이다. 유니폼을 나눠줘 야구장을 빨갛게 물들였다. 우리도 반신반의 했는데 팬 분들이 동참해주셔서 만족도가 높았다. 다만 사직구장이 노후화돼서 하드웨어를 이용한 마케팅이 한정되다보니 어려운 면이 있다. 미국, 일본도 마찬가지인데 소년층 야구팬이 줄어드는 추세다. 팬을 확장시키는 것도 롯데의 역할이다. 옛날 부산 아버님들이 ‘아(아이)는?’ 다음에 ‘롯데는?’이라고 물어보셨다 하는데 그 분들의 아이들이 부모가 되어서도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사직구장 리노베이션은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 할까?

“어차피 소유 주체는 부산시다. 시의 의지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부산시와 사직구장 계약을 1년 단위로 계약하려니 어렵겠다.

“단기계약에서 투자가 정말 힘들다. 10년까지는 아니라도 5년만 계약기간이 보장돼도 선행투자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정말 쉽지 않다. 지금보다 나은 야구장 환경에서 팬들이 편안하게 보실 수 있었으면 한다.”


■ 롯데 이윤원 단장은?

▲1967년 2월2일 생
▲롯데칠성 기획팀 입사(1993년 2월)~롯데 정책본부 운영실(2010년 5월)~롯데푸드 경영기획부문장(2013년 2월)~롯데 자이언츠 단장(2014년 11월~)

부산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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