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가 11일 중국 하이난 하이커우의 미션힐스 골프장에서 열린 2016시즌 KLPGA 투어 개막전 현대차 중국여자오픈 1라운드 경기를 끝낸 뒤 클럽하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2015년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제공|KLPGA
“프로 데뷔 후 가장 아쉬움 많이 남는 해
첫 우승 때도 완벽하다는 느낌 못 받아
내년에는 전력질주…올림픽 꼭 나갈 것”
“거울 속에 비친 나를 바라보면서 ‘올 한해도 수고했다’며 격려해요.”
김효주(20·롯데)에게 2015년 겨울은 그리 따뜻하지만은 않다. 1년 전, 그는 이맘 때 정신이 없었다. 밀려드는 인터뷰 요청은 물론 각종 시상식에 참석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는 조금 한가하다. 데뷔 4년차.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 첫 시즌을 보낸 김효주가 2015년을 돌아봤다.
● “프로 데뷔 후 가장 힘든 한해”
2012년 10월 프로로 데뷔한 김효주는 2013년 KLPGA 신인왕을 거쳐 2014년 국내 여자골프를 평정했다. KLPGA 투어에서 5승, 미 LPGA 투어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으로 ‘월드스타’로 발돋움했다. 그리고 올해 정식으로 미 LPGA 투어에 데뷔했다. 기대가 컸다. 그러나 김효주가 받아든 성적표는 단 1승에 그쳤다.
“1년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다. 약 280일 정도를 투어 현장에서 보냈는데 돌아보면 수고만 했던 한 해였다.”
LPGA라는 큰 무대로 옮겼지만 처음부터 거창한 목표를 세운 건 아니었다. 국내에서 프로로 데뷔했을 때도 그랬지만 첫해는 경험을 쌓자는 마음이었다.
“애초 LPGA 투어로 진출하면서 많은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그저 비행기를 많이 타고 새로운 코스에서 경기해야 한다는 정도 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올 한해는 경험하자는 생각이 강했고, 가서 부딪혀보자는 생각이 컸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1년이 지났고 벌써 내년 시즌을 준비할 때가 왔다.”
하지만 돌아보니 아쉬움은 크다. 김효주는 “생각했던 것보다 성적이 덜 나온 건 사실이다. 특히 하반기 성적이 저조했다. 그린적중률이나 톱10 피니시율처럼 숫자로 나오는 기록이 조금씩 떨어지면서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게 됐다. 3년 동안 프로로 활동하면서 가장 아쉬움이 많이 남는 한해가 됐다”며 2015년을 마무리했다.
● “첫 우승 때도 완벽하지는 않아”
김효주는 2월 태국에서 열린 혼다 타일랜드에서 뒤늦은 시즌을 시작했다. 공식 데뷔전이라는 부담이 컸던 탓인지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효주는 공동 23위로 첫 대회를 마쳤다. 그러나 이어 싱가포르에서 열린 HSBC위민스 챔피언스에서도 8위를 기록하면서 LPGA 연착륙에 성공했다. 그리고 세 번째 대회에서 첫 우승에 성공했다. 미국으로 무대를 옮겨 처음 치른 JTBC파운더스컵에서 21언더파 267타를 쳐 정상에 올랐다. 역시 김효주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그러나 김효주의 생각은 달랐다.
“솔직히 우승하고 나서도 ‘올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을 갖지 못했다. 그때도 경기가 잘 된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었지만 무엇 하나 완벽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첫 우승 이후 김효주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몇 번의 우승 기회가 있기는 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면서 추가 우승에 실패했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지만 매번 다른 골프장과 다른 잔디에서 경기하다보니 적응이 쉽지 않았다. 또 국내에서 함께 했던 캐디와 결별 후 외국인 캐디를 고용하면서 약간 엇박자를 보이기도 했다.
● “올림픽까지 전력질주 할 것”
김효주의 내년 목표는 확실해졌다. 8월 예정돼 있는 2016리우올림픽이다.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로 활동했던 그는 태극마크의 의미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일까. 올림픽 출전에 대해 몇 번이나 “꼭 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쉴 틈이 없다. 또 경쟁이 치열하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올림픽 출전권은 세계랭킹 순(60위)으로 결정된다. 그러나 15위 이내에선 국가별 최대 4명으로 제한한다. 현재 김효주는 세계랭킹 9위로 박인비(2위), 유소연(5위), 김세영(7위), 양희영(8위) 다음이다.
김효주는 “내년에는 눈에 불을 켜고 전력질주를 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가슴에 꼭 태극기를 달고 싶다. 올림픽이라는 무대에 꼭 나가고 싶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김효주는 23일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올해는 국내 대회에서 5차례 출전했지만 내년에는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LPGA 투어에 집중할 생각이다. 7월 올림픽 출전이 결정될 때까지는 쉬지 않고 달려가겠다는 게 김효주의 계획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