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선수단이 김기태 감독 리더십의 상징과도 같은 체력 테스트에서 전원 통과라는 성과를 냈다. 윤석민(오른쪽 끝) 등 주축 선수들이 4km 장거리달리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선수들 겨우내 착실한 몸관리 증명
스프링캠프에 앞서 진행되는 체력 테스트는 KIA 김기태 감독의 성향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기준점이다. LG 사령탑 시절부터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주기 위한 가장 중요한 수단이었던 이 테스트는 선수들에게 자율을 주되, 책임감을 갖도록 하는 ‘김기태 리더십’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다.
KIA가 ‘김기태호’로 새롭게 출발한 지난해, 첫 테스트부터 낙오자가 나왔다. 투수 김진우(33)가 4km 장거리달리기를 완주하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했다. 주축 투수였던 김진우의 탈락은 새로 부임한 김 감독의 성향을 선수단에 전달하는 수단이 됐다. 김 감독은 김진우가 2군에서 기준점을 통과했음에도 대만 2군 캠프로 보냈다.
LG 시절에도 2013시즌을 앞두고 주축 투수인 우규민과 이동현을 한꺼번에 캠프에 합류시키지 않는 등 체력 테스트가 주는 메시지는 강했다. 지난해 김진우의 사례를 본 KIA 선수단은 이번 겨우내 알아서 착실하게 몸을 만들었다.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와 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체력테스트는 체지방측정(인바디 검사)과 윗몸일으키기, 유연성검사, 그리고 4km 장거리달리기로 구성됐다. 400m 트랙 10바퀴를 도는 장거리달리기는 25세 이하 19분대 이내, 26∼30세 20분대 이내, 31세 이상 23분대 이내 통과가 기준점이었다.
놀랍게도 참가한 모든 선수들이 기준점을 통과했다. 관건이었던 장거리달리기에선 외야수 김호령(24)이 4km를 15분50초에 주파했다. 베테랑 김병현(37)은 19분35초로 20대 못지않은 체력을 과시했고, 전날 7억5000만원에 ‘비 FA(프리에이전트)’ 최고액 계약을 한 에이스 양현종(28)도 19분55초로 기준점을 통과했다.
골반 부상으로 체력 측정이 불가능했던 투수 김태영(36)과 선수협회장으로 이날 회의가 있었던 투수 서재응(39) 등을 빼고 모두 참가한 테스트였다. 모교인 경희대 후배들과 일본 캠프에서 훈련 중인 베테랑 투수 최영필(42)도 테스트에서 빠졌는데, 불혹이 넘은 나이에도 탁월한 자기관리능력을 보이며 지난해 테스트에서 우수성적을 내 자율훈련이 허락됐다. KIA는 낙오자 없이 2016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한편 이날 KIA 코칭스태프는 이범호를 올 시즌 주장으로 선임했다. 2014년부터 주장 완장을 찬 이범호는 지난해 투표로 ‘주장 재선’에 성공했고, 선수단을 잘 이끈 공을 인정받아 올해 재신임을 받았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