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간판타자 최준석이 스프링캠프에서 타격훈련을 하고 있다. 최준석은 무릎 통증 때문에 주로 지명타자로 나서지만 “팀이 필요로 한다면 1루수를 맡을 수 있다”며 의욕을 보였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무릎 부담보다 팀 성적이 우선”
롯데 지명타자 최준석(33)은 KBO리그에서 가장 까다로운 타자다. 2015시즌 투수에게 가장 많은 공을 던지게 하고, 가장 많은 볼넷(108개)을 얻어냈다. 그러면서 타율 0.306에 31홈런 109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지명타자 골든글러브를 수상하지 못한 것이 이변이라고 여겨질 정도다.
이런 최준석에게도 올해 꼭 극복하고픈 과제가 하나 있다. 슬로스타터 징크스를 깨는 것이다. 29일 일본 가고시마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최준석은 “프리에이전트(FA)를 통해 롯데로 온지 2년이 됐는데 늘 출발이 안 좋은 편이었다. 올해는 초반부터 잘하고 싶어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리려 한다”고 말했다.
최준석의 2016시즌이 더 기대되는 이유는 주장 완장을 강민호(31)에게 넘겨줘 심적 부담감을 덜었기 때문이다. “마음이 편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야수진 최고참이니까 신경 써야 할 일은 있을 것이다. 지금이야 별말을 안 하지만 시즌에 들어가면 주장 강민호가 포수이다 보니까 부담이 커질 테니 챙겨줄 일이 있을 것이다.”
지난해 성적에 대해 최준석은 물론 “대만족”이다. 그러나 “팀 성적이 안 되면 묻힌다”는 뼈저린 교훈도 얻었다. 고참이 되니 자연스레 팀 성적에 대한 책임감을 통감하고 있다. 바깥에선 무릎에 부담을 준다는 이유로 지명타자로만 보지만, 정작 스스로는 “박종윤이 몸 안 아프면 잘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팀이 원하면 1루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 1루 훈련도 캠프에서 병행했다. ‘롯데 타선이 지난해만큼 또 잘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구심을 최준석도 잘 알고 있다. 그는 “장종훈 타격코치님이 계시고, 오승택처럼 실력이 좋아진 선수도 있다”며 롯데 타선의 건재를 낙관했다.
가고시마(일본)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